비잔티움의 역사 - 천년의 제국, 동서양이 충돌하는 문명의 용광로에 세운 그리스도교 세계의 정점 더숲히스토리
디오니시오스 스타타코풀로스 지음, 최하늘 옮김 / 더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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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출신 역사학자가 정갈하게 펼쳐낸 비잔티움의 경제, 사회, 문화를 중심으로 한 천년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풍부한 사료와 자료를 읽고 있노라면 마치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구경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것이다.

이 책 [비잔티움의 역사]의 번역자인 최하늘 씨는 작가 스타타코풀로스에게 한국어판 서문을 써 달라고 요청했고 저자는 이에 흔쾌하게 응했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비잔티움 제국의 사람들이 알지 못했을 한국에서 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저자는 그리스인이다. 그리스에서는 비잔티움의 역사가 학교 교과 과정의 일부라고 한다. 비잔티움학을 공부한 중세사학자인 저자의 주된 관심사이자 이 책을 집필한 주된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이 천년 제국이 어떻게 거대한 위기를 극복하고 적응하여 살아남았는지이다. 둘째, 비잔티움 제국이 어떻게 나라, 언어, 신앙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융합했는지, 셋째, 고대의 예술 및 문화를 어떻게 그리스도교적 취향과 감각에 맞게 재창조 했는가이다.

내가 옛날 세계사 교과서에서 배울 때는 '비잔틴 제국'이라고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비잔티움 제국'이라고 부르는 것은 동로마 제국을 말하며 수도는 콘스탄티노폴리스(새로운 로마라는 뜻)이다. 비잔티움에 수도를 둔 324년부터 오스만 제국에게 멸망하는 1453년까지를 뜻한다. '비잔티움'이란 이름은 원래 아테네의 인근 도시 국가 메가라의 식민지였던 고대 도시를 가리킨다고 한다.

다른 분야에 비해 중세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그렇게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옮긴이의 말과 '들어가며 - '비잔티움'이란 무엇인가?' 부분을 정독하면서 책 앞부분에 있는 지도 1~ 지도 5와 연대표를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역시 익숙하지 않은, 비슷하기까지 한 긴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콘스탄티누스 대제라고 알고 있는 콘스탄티누스 1세가 324년 단독 황제가 되기 전까지의 '3세기의 위기'라고 불리는 때가 굉장히 흥미 있었다. 엄청난 지역을 다스리기 위해 황제가 한 명이 아니었으며 전쟁은 불가피했다. 전쟁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갔다. 따라서 세금 인상을 했고 인플레이션이 시작된다. 이 당시 황제는 우리 생각처럼 휘황찬란한 궁전에만 있지 않았다. 대부분 전쟁에 나가 있었고 일찍 죽기도 했다. 장군 출신의 황제가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통 콘스탄티누스 1세부터 많이 들어보았고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막강한 제국의 단독 황제로 군림하기까지 284년 즉위한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업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장교 출신의 황제였고 제국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 그가 단독 황제로 있던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두 명의 정제와 두 명의 부제가 거대한 영토를 분할해 다스리는 '사두정'을 실시했다.

이 '사두정'은 거대한 로마 제국을 효율적으로 다스리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국경 지역을 수시로 침범하는 적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고 행정적으로도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특히 그는 방어력을 강화하는데 힘써 성벽과 요새를 세웠다. 또 행정 통제와 세금 징수를 목적으로 지방 행정 기구도 설치했다. 이탈리아와 이집트에 부여했던 세금 혜택을 폐지하고 로마 제국 전체에 균일한 세제를 확립했다. 이러한 사두정의 성공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콘스탄티누스 1세가 단독 황제로 군림하게 된다.

방대하고도 화려한 천 년의 역사를 이렇게 읽을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 야심에 찬 제국의 황제들과 호시탐탐 제국을 노리는 이민족 국가들, 주변 온갖 문화들의 혼합체였던 비잔티움 문화가 생생하게 녹아있다. 아무리 강성한 제국이라도 전성기를 거쳐 몰락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 역동적 제국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모든 제국은 태어나고, 꽃을 피우고, 쇠퇴하고, 죽었다" 14세기 학자인 테오도로스 메토히티스가 한 말이다. 우리는 간단하게 제국의 흥망성쇠라고 한다. 사람이든 제국이든 아무리 찬란한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강성 제국을 일으키고 유지했던 영웅들의 리더십과 막대한 영토를 다스리기 위한 제도, 외부 적의 침입 속에서도 꽃을 피웠던 문화와 예술, 그 안에 존재했던 꺼지지 않는 열정을 읽었다.

해당 도서는 더숲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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