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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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의 언어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저는 글쓰기로 '잠재적 셀프 구원'을 경험했죠. 서두르지 말고 제 몸으로 써나갈 때 자기만의 언어가 만들어집니다. by 은유 작가

나: 은유 작가님, 정말 반갑습니다! 은유 작가님의 명성은 많이 들었지만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어봤어요. 이 책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가 작가님의 세 번째 글쓰기 책이죠? 제가 지금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작가님의 책이 매우 도움이 될 것 같아 읽었습니다.

은유 작가: 네, 제가 글쓰기 수업을 한 지 13년 차인데 이 책이 세 번째 글쓰기 책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이미 두 권이나 냈는데 또 글쓰기 책을 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새로운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말이죠. 하지만 용기를 내어 책을 냈습니다.

나: 제목이 재미있어요. 왜 [글쓰기 상담소]라고 정하셨나요?

은유 작가: 제가 많이 받는 질문들이 있어요. 그런데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이미 책을 낸 사람이 질문하는 내용이 똑같았어요. 참 놀랍고 재미있지 않나요? 예비 작가든 작가든 누구나 글쓰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제가 많이 받는 질문을 가지고 상담소를 차려 봤어요. (웃음)

나: 저는 글감이 많이 떠오르는 편이에요. 짧은 글보다 긴 글도 잘 쓰고요. 오히려 짧게 쓰는 것이 더 어려워요. 하지만 다 쓴 제 글을 보고 이게 과연 잘 쓴 글인지 고민을 할 때가 많아요. 작가로서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은유 작가: 정말 많은 분들이 하시는 질문이죠. 저는 재능이 있고 없고를 생각하기보다 재미있어서 글을 썼어요. 취미처럼 쓰다가 그게 직업이 되었고 그래서 계속 썼어요. 쓰다 보니 또 쓰고 싶은 말이 차올랐어요. '재능'에 중점을 두기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를 물어보시면 좋겠어요. 이는 곧 '내가 세상에 외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와 연결되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쓰거든요. 제 책 [쓰기의 말들]에서 이렇게 표현했어요. "쓰는 고통이 크면 안 쓴다. 안 쓰는 고통이 더 큰 사람은 쓴다."고요. 대답이 되었을까요?

나: 작가님은 인터뷰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인터뷰집을 무려 다섯 권이나 내셨습니다. 작가님만큼 인터뷰를 잘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은유 작가: (웃음) 제가 인터뷰를 좋아해요. 자유기고가로 일할 때부터 좋아했고 더 잘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인터뷰 요청을 꾸준히 받았어요. 인터뷰가 꼭 비문학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에요. 소설가들도 작품을 쓰기 위해 주인공의 직업과 관련된 직업인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죠. 인터뷰는 '나는 너를 알고 싶어'라는 프로포즈에요. 귀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행위죠. 보통 인터뷰를 받는 사람은 권력가이거나 성공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엄청난 '자기 서사'를 가지고 있거든요. 인터뷰를 잘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인터뷰에 대해 말하려면 따로 책 한 권을 써야 할 정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터뷰는 '나를 흔들어놓는 대화'입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미세한 균열과 혼란이 만들어지고 그래서 다른 사유를 하게 되거든요. 인생의 일대일 과외 같다고 할까요?

나: 와, 인터뷰를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정말 신선합니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전과 후에 작가님이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은유 작가: 글을 쓰기 전에는 김지영으로 살았다면 글을 쓰고 난 후에는 '은유'로 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네, '은유'는 제 필명입니다. 부모가 지어준 무난한 이름처럼 무던한 삶을 살던 한 여성이, 니체 책을 읽는 세미나에 갔다가 스스로 '은유'라고 이름 짓고 '은유'가 되었어요. 은유법의 그 은유죠. 읽는 사람 은유로 살다가 쓰는 사람 은유가 되었습니다. '은유'는 제가 글을 쓰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할까요? 은유가 된 후로는 내 욕망과 방향을 찾아가면서 살게 되었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내 감정, 생각, 느낌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어요.

나: 개인적인 '나'를 사회적인 '나'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말씀이시네요. 작가님과의 인터뷰와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덕분에 쓰는 인간으로서의 저의 위치를 더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작가님처럼 글쓰기가 제 삶의 선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질문에 답해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꼭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가장 궁금한 질문을 찾아서 읽어도 된다. 좋은 점은 쓰고 싶은 자, 쓰려는 자, 이미 책을 낸 자 모두가 공통으로 궁금해 하는 질문이 망라되어 있다는 것이다. 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할 때나 더 잘 쓰고 싶은 때 써지지 않을 때나, 계속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을 때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찾아가 보자. 분명 많은 위로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은유 작가는 르포 작가로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여 책을 썼다. 내가 은유 작가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리뷰를 써 보았다. 언젠가 내가 은유 작가님을 인터뷰할 날이 꼭 올 것이다.

해당 도서는 김영사의 서포터즈 16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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