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 - 종족, 계급, 전투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방진이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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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의 세계관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은 무엇이 다른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어째서 그토록 매혹적인걸까? 아름다운 영상과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한몫하겠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독특한 비전이 만들어낸 세계관도 중요할 것이다. 세계관 구축은 단순히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는 작업이 아니다. 세계관 구축은 텍스트에서 독자나 청중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텍스트가 독자의 머릿속에 그 세계관을 구축한다. (407-408쪽)

세계관이란 무엇이며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에 대한 답을 얻고 싶다면 이 책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구동 편]을 권하고 싶다. SF 소설계는 오래전부터 SF 소설을 하드 SF와 소프트 SF로 분류했고, 판타지 소설 작가들은 하드 마법 체계와 소프트 마법 체계를 구별한다. 한마디로 작가가 소설을 쓸 때 대충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허구의 어떤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작가는 자신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그 무엇'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하드 세계관 구축의 전형적인 예가 바로 톨킨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이다. 하드 세계관 구축은 작가가 독자에게 이야기 세계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사실적으로 제시하고 그것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주면서 독자를 그 세계로 끌어들인다. 작가가 구축한 세계가 꼼꼼하게 잘 설계될수록 독자는 그것을 현실 세계처럼 느끼게 된다.

반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작가가 직접적으로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없다. 모든 설명이 생략된 채독자가 상상하고 탐구하도록 놔둔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 세계관 구축의 전형적인 예이다. 그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매우 듬성듬성 보여줌으로써 독자는 그것이 현실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이국적인 세계라고 느끼게 된다. 이런 소프트 세계 구축관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바로 J.K. 롤링의 <해리 포터>시리즈이다.

두 세계관 중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결국 세계관 구축의 목적은 독자에게 세계를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에 대한 독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이며 하드 세계관과 소프트 세계관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은 생성 편과 구동 편이 있다. 구동 편에서는 이야기에서 종족과 계급, 그리고 전투가 어떻게 생성되고 변화되어야 하는지 생생하게 설명한다. 작가 티머시 힉슨은 유투브에서 'Hello Future Me' 채널을 운영하며 글쓰기와 세계관 구축에 대한 컨텐츠를 만든다고 한다.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더 이상 없어서 아쉬웠다. 목차만 살펴보더라도 얼마나 잘 짜여진 책인지 알 수 있다. 이런 대단한 작법서를 쓸 정도라면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졌다.

대중들이 열광하는 스토리에는 세계관이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고 캐릭터가 살아 움직인다. 캐릭터는 시련을 통해 성장하고 변하기도 한다. 계급, 부, 권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계급제도는 유지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고 다른 소설을 읽는다면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을 훤히 꿰뚫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해당 도서는 서평촌님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다른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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