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면접
박정현 지음 / 블랙페이퍼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살하고 싶어요? 그럼 면접 보러 오세요!

그리고 죽고 싶은 이유에 대해 말하세요.

자살은 범죄인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가?

자살은 민폐인가?

계속되는 자살, 피해의 폭을 넓게 규정함으로써

자살은 심각한 민폐를 끼치는 행동이 되었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자살을 하도록 도와주는 단체,

'자시단'이 등장했다.

자시단의 면접을 통과한 자에게만 자살을 도와준다는 단체

민폐 없이 자살을 시켜주는 단체,

자시단.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너무 평범한 것 같았지만 죽으러 가는 마당에......

그냥 제출했다. 3일 뒤 전화를 받았다.

1차 서류심사 통과를 알리는 전화.

면접 가기 전 마지막 만찬은 버거킹 기네스 콰트로 치즈 와퍼.

당신들이 무정부주의라고?

당신 역시 그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걸.

너희 단체와 국가 하는 짓이 뭐가 다르지?

국가는 상식적이기라도 하지.

너희는 뭐야?

어떤 이념이든, 사상이든 적당히 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극단주의자일 뿐이야.

국가를 없애서 뭐 하려고?

국가가 없어져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최소화돼야 한다는 거죠.

당신들이 최소화시킨 국가에, 그 자리를

당신들이 차지하겠죠? 인류는 항상 그래 왔으니까.

---------------------------------------------------

나는 적당한 행운아를 찾아야 했어.

다양한 반응을 보고 싶었거든.

그러다가 SNS에서 예쁘장한 너를 발견했고,

나를 도와줄 네 친구를 찾았지.

네가 아무것도 모른 채 1년이 지나면 똑같이 14억을 지원이에게 주기로 약속했어.

실험해 보고 싶었어. 나에게 있는 가치의 끝은 무엇일까?

나는 그 위에 가치를 찾아 나섰어.

그것의 끝은 나에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찾을 수 없었지.

그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나는 거기서 멈추게 되었어.

그리고 거기서 가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을 볼 수 있었어.

가치의 시작.

그녀가 본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작가가 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유희였나?

SNS를 통해 나를 꾸미고 가꾸는 유희?

SNS를 통해 허황되게 조작된 타인의 삶을 보는 유희?

사람들이 죽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작가는 뭐라고 말하고 있는가?

나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권위인가.

국가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운 개인이 될 수 없어서인가.

인간의 피부로 완벽하게 커버하고 있지만

사실 그 안에 들어있는 차갑고 매끄러운 알루미늄의 AI인가.

창작과 예술의 영역까지 파고들어 인간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AI인가.

여섯 개의 단편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소설의 경우에는 자세한 줄거리나 내용을 적는 것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

각각 다른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하나로 요약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억압되지 않은 진정한 자유'다.

위 도서는 책쑤니서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