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원주민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평점 :
오렌지빛 달이 떠올랐다. 북극의 빛이 아직 대지 위에서 춤을 출 때 그녀들은 부족에게서 버림을 받았다.
⠀
지금으로부터 먼 옛날,
⠀
알래스카 극지방 유목민들은 언제나 먹을 것을 찾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녔다.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면 동물들은 자취를 감추고 생명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식량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
⠀
⠀
족장이 크고 분명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나이든 사람들을 두고 가지 않을 수 없소."
⠀
⠀
아무도, 단 한 사람도,
심지어 그 늙은 여자들의 가족마저도
족장의 말에 반대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
⠀
그렇게 두 늙은 여자들은 버려졌다.
⠀
⠀
늙은 여자 1.
칙디야크. Ch'idgyaak
'박새'라는 뜻의 이름.
버려진 두 여자 중 나이가 더 많은 그녀에게는 딸과 손자가 있었다.
그녀는 딸이 족장에게 항의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족장의 말을 들었을 때보다 더 깊은 충격이 그녀의 몸을 관통했다.
예상치 못했던 뜨거운 눈물이 두 눈에서 솟구쳤다.
⠀
⠀
⠀
⠀
⠀
⠀
늙은 여자 2.
사. Sa
'별'이라는 뜻의 이름.
사는 친구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녀의 두 뺨이 모욕감으로 뜨거워졌다.
우리가 죽을 때가 된 것도 아니잖은가!
⠀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에게 죽음을 선고했다.
⠀
⠀
⠀
'사'가 외쳤다!
⠀
"그래, 사람들은 우리에게 죽음을 선고했어.
우리가 너무 늙어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여기지.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뭔가 해보고 죽자고!
⠀
⠀
⠀
"뭔가 해보고 죽자."
⠀
"좋아, 뭔가 해보고 죽자고."
⠀
⠀
⠀
그렇게 두 늙은 여자들은 힘을 합쳐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지식과 기술을 기억해낸다. 살기 위해서!
⠀
덫을 만들어 다람쥐와 토끼를 잡아 스프를 끓여 먹었다.
⠀
자작나무를 끓여 눈신발을 만들었다.
⠀
작업을 끝내고 그들의 얼굴을 자부심으로 빛났다.
⠀
우리는 쓸모없는 게 아니야!
⠀
⠀
⠀
그들은 버려진 야영지에 그대로 남을 수 없었다.
⠀
사냥할 동물도 거의 없고 뜻밖의 적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든 이동해야 했다.
⠀
⠀
⠀
버려지기 전.
⠀
그녀들은 서로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했다.
⠀
둘 다 불평하는 나쁜 습관을 갖고 있었고
⠀
나이가 많고 잔인한 운명을 지녔다는 공통점뿐이었다.
⠀
⠀
⠀
버려진 후.
⠀
그녀들은 서로 공유한 경험에 대해 생각했다.
⠀
피로에 지쳐 잠에 빠져들 무렵, 그들은 아까보다 포근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상대 역시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
⠀
족장.
⠀
당시 자신이 그 늙은 여인들을 구하고 싶은 충동과 어떻게 싸웠는가를 서글픈 마음으로 회상했다.
하지만 그들을 다시 데려오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부족들은 지도자를 나약한 인간으로 여겨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그의 부족은 절망적인 상태였다.
⠀
⠀
⠀
너무나도 혹독하고 너무도 차갑도록 아름다운 알래스카를
⠀
배경으로 펼쳐지는 슬픈 이야기,
⠀
작가 벨마 월리스는 1960년 알래스카의 외딴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여읜 후 학교를 그만두고 동생들을 키웠다.
독학으로 학교를 졸업한 후 글쓰기를 시작했다.
⠀
⠀
[두 늙은 여자 Two Old Women]은 첫 소설로 그녀의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써 내려간 작품이다.
1993년 출간 이후 17개 언어로 번역되고 웨스턴스테이츠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
⠀
⠀
독자에게 오래도록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
우리를 압도하는 신화 같은 이야기!
⠀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강렬한 힘을 지닌 이야기!
⠀
-웨스턴스테이츠 북 어워드 심사단-
⠀
⠀
⠀
알래스카 그위친 부족의 두 늙은 여자들은
⠀
과연 살아남았을까?
⠀
그들의 부족은 어떻게 되었을까?
⠀
칙디야크는 딸과 손자를 다시 만났을까?
⠀
⠀
⠀
광활하고 혹독한, 그러나 사무치도록 아름다울 알래스카의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자리잡았다.
⠀
두 늙은 여인들의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
⠀
가만히 앉아 죽음을 기다릴 게 아니라
⠀
뭔가 해보고 죽자는 그녀들의 단호한 말이
⠀
내 가슴을 강타했다!
⠀
그렇다! 기다리지 말고 뭔가 해보는 거다!
⠀
그게 바로 삶의 경의로운 아름다움이다!
⠀
그 누구도 그 아름다움을 빼앗을 수 없다!
⠀
위 도서는 #이봄출판사 의 #윈터북클럽 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