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대의 감각 - 쉽게 실망하고 체념하는 시대 나를 온전히 믿어주는 힘
김지용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평점 :
📖 『기대의 감각』 서평
나를 사랑하라는 말보다, 다시 나를 기대해 보는 마음에 대하여
요즘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책을 읽다 보면 자주 만나는 말이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맞는 말이지만 가끔은 조금 막막하게 느껴지는 말이기도 하다. 이미 자신에게 실망한 사람이 갑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기대의 감각』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자기애'보다 나 자신에게 다시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는 마음이다.
2026년 8월 출간된 이 책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왜 쉽게 체념하고, 자신에 대한 기대를 잃어버리는지를 살펴본다. 저자가 진료실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과 현대사회의 변화를 연결해 이야기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생각은 이것이었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삶도 함께 작아지는 것이 아닐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정말 편한 걸까
살다 보면 기대를 낮추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고,
결과에 기대하지 않고,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실패했을 때 상처받을 일도 줄어든다.
그런데 『기대의 감각』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반복되는 실패와 비교, 경쟁 속에서 '내가 그렇지 뭐', '어차피 안 될 거야'라고 미리 체념하는 마음 자체가 우리를 보호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바로 이렇게 기대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출발한다.
생각해 보면 꽤 익숙한 모습이다.
무언가를 정말 원한다고 인정하면 실패했을 때 더 아프다. 그러니 처음부터 별로 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시도하기 전에 가능성을 낮게 잡아버리는 것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방법이지만 결국 가능성까지 함께 닫아버리는 셈이다. 🌿
📊 『기대의 감각』에서 다루는 마음
| 키워드 | 책을 읽으며 느낀 의미 |
|---|
| 기대 |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낙관이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감각이다. |
| 체념 | 상처를 피하게 해주지만 삶의 가능성까지 줄일 수 있다. |
| 인정욕구 | 타인의 평가가 내 가치의 기준이 될수록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
| 자기착취 |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결국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붙이게 한다. |
| 회복 |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실패 후에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힘이다. |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말이 힘들어지는 순간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개인의 마음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성실함을 미덕으로 배워왔다.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직장을 얻고,
남들보다 앞서가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성실함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처럼 변했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고, 쉬고 있으면 불안하고, 어느 정도 성취해도 더 잘하는 사람을 보면 다시 부족해 보인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를 '자기착취형 불안'과 연결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미래와 생존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면서 단순한 성과 불안보다 더 깊은 불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스24)
이 부분은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과거에는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했다면, 요즘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 달리는 느낌에 가까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기대와 나의 기대는 다르다
'기대'라는 단어는 때로 부담스럽다.
부모의 기대,
직장의 기대,
사회의 기대,
주변 사람들의 기대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기대는 조금 다르다.
남들이 원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다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에 가깝다.
이 차이가 중요하게 느껴졌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 하면 결과가 기준이 된다.
잘했는가,
인정받았는가,
남들보다 앞섰는가를 확인하게 된다.
반면 자신에 대한 건강한 기대는 조금 다르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해볼 수 있고, 지금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것이다. 😊
📋 책을 읽고 생각해 본 '건강한 기대'
| 이런 기대는 힘들다 | 이런 기대는 오래갈 수 있다 |
|---|
|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 한번 시도해 볼 수 있다. |
| 남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찾는다. |
| 실패하면 능력이 없는 것이다. | 실패를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
| 항상 성장해야 한다. | 멈춰 있는 시기도 삶의 일부이다. |
| 완벽해야 만족할 수 있다. | 충분히 좋은 상태도 인정한다. |
억지로 긍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다
심리 관련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거나,
자신을 사랑하라거나,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결론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힘든 순간에는 이런 말이 오히려 또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기대의 감각』이 좋았던 이유는 무조건 긍정적인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에는 'Good enough(충분히 좋은)'의 기술, 걱정하는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 용기를 행동으로 연습하는 방법, 전두엽을 활용하는 훈련처럼 일상에서 시도해 볼 만한 구체적인 방법도 등장한다.
거창하게 인생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다음에는 조금 다르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이런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기대하는 사람
살면서 실망하지 않는 방법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열심히 준비한 일이 잘되지 않을 수도 있고,
믿었던 사람에게 실망할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기대 자체를 없애려고 한다.
하지만 기대가 사라지면 실망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설렘도,
도전도,
앞으로 나아갈 이유도 조금씩 줄어든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기대의 감각』인 이유를 책을 읽을수록 이해하게 되었다.
기대는 결과에 대한 확신이 아니다.
잘될지 모르지만 다시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에 더 가까운 것이다.
특히 이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계속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이상하게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
다른 사람과 자신을 자주 비교하는 사람,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어려운 사람,
잘하고 있어도 계속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
'나를 사랑하라'는 말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 심리학에 관심은 있지만 너무 전문적인 책은 부담스러운 사람도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책을 덮으며
『기대의 감각』을 읽고 나서 기대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기대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 낙관주의가 아니었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더라도 내 삶이 거기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 마음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나를 믿을 수 있다는 사고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이었다.
대단한 성취가 없어도 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날도 있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시기도 있다.
그래도 자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있다.
어쩌면 건강한 자기애라는 것도 매일 거울을 보며 '나는 최고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망한 나를 버리지 않는 태도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쉽게 실망하고 쉽게 체념하는 시대라는 표현이 유독 와닿았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기대하지 않는 삶보다, 때로는 실망하더라도 다시 무엇인가를 기대해 보는 삶이 조금 더 살아 있는 삶이지 않을까 싶다. ☘️
책을 덮은 뒤 '앞으로 잘될 거야'보다 '앞으로의 나는 아직 모른다'라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다.
그 작은 가능성을 남겨두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기대의 감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