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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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지만큼이나 강렬하게 쓰여진 이 책은 세계적인 뇌과학자인 저자, 주디스 그리셀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있다.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온갖 마약을 경험하며 중독자의 나락으로 빠졌다가 저명한 행동신경과학자, 심리학과 교수가 되기까지의 내용들이 담겨있다. 

만성중독자가 되어 삶을 선택할 수 없고 주변인들의 마약 중독으로 인해 죽음을 보기까지 평탄치 않았던 삶과 밑바닥에서 시작된 회복, 

그리고 중독이란 무엇일까를 탐구하며 그 위험성과 뇌기능에 대한 이해,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잘 담겨있다.


직접 사례를 통한 서술 표현으로 굉장히 가늠하기 힘든 사실적이고 자극적 표현들이 가득하다.

7년 치료 알코올은 삶을 견딜 만하게 해주었지만 대마는 한통의 새빨간 페인트라고 한다. 

음악이 경이롭게 들리고,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고, 농담이 유쾌하게 여겨지고, 눈에 들어오는 모든 색깔이 찬란하게 보이는 등 갖가지 환경적인 자극의 속성을 매우 강렬히 경험하게 해주었다. 20L에 달하는 페인트를 온갖 신경전달 과정에 처덕처덕 칠하는 것과 같다라고 표현한다.


아편은 처음에는 아주 이상적인 연인이다. 처음 그 부드럽게 다가오는 것과 다르게 점차 희망 섞인 갈망으로 바뀌고, 결국 절망적인 고독감으로 변해버린다. 

미국인의 다섯명 중 한명 이상은 불법적으로 구하거나 처방을 받거나 등 일생에 한번은 아편을 사용한다 하니 중독이 안될 수 없는 환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밖에도 코카인은 핫하게 메스암페타인은 신나게 LSD는 흥미롭게 내 삶을 바꾸어주었다고 표현한다. 


약물 마술의 대가로 조금씩 나 자신을 팔아 넘겼다. 라는 표현에서 마약이란 영혼과 대체되는 강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흔치 않지만, 서양에서는 흔하게 접하고, 중독되는 약물 중독의 현실이기에 세상의 사람을 약물을 한 사람과 앞으로 할 사람, 두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뇌는 어떻게 중독에 빠지는가?

약물은 모두 복수의 뇌 회로에 영향을 미치는데, 중독성 약물은 공통적으로 중변연계 도파민 체계를 자극함으로써 중독을 유발한다.


약물까진 아니어도 커피의 카페인 또한 중독성이 있다. 

각성 효과를 위해 마시지만 이러한 각성에 관여하는 신경계 일부의 활동 속도가 높아짐으로써 효과를 얻는데

그 기분을 느끼기 위해 반드시 커피가 필요하게 되며 언젠가부터 내성과 의존으로 인해 그 배의 양을 마셔야하는 일이 생긴다.


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정상적인 상태였다가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들던 예전과 달리, 

그 후엔 커피를 마시전에는 무기력하다가 두번째쯤에 정상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카페인은 가장 대중적인 향정신성 약물이다. 정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약간의 내성이 생길 수 있고, 의존과 갈망이 높은 확률로 발생하지만 위해성을 충족시키진 않는다.


그렇다면 담배안에 있는 니코틴은 어떨까?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700만명 이상이 니코틴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그리고 평균 15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담배를 피면 진정된다고 생각하지만 니코틴은 각성제에 속한다.



뇌는 기쁨과 슬픔을 모두 상쇄한다.

소크라테스는 쾌락이라는 것은 정반대인 고통과 깊이 관련되어 있지 않은가 하며 둘 중 하나를 좇는 자는 흔히 반대의 것을 얻게 된다. 

또한 베르나르의 말에 따르면 내부환경이 안정적이라면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명활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항상성은 인체가 평형을 유지하려는 경향이다. 

흔히 겪는 실연의 아픔을 떠올려보자면 연애 초기, 사랑에 빠지면 코카인 기운이 돌고 있을때와 구별되기 힘들정도로 비슷한데 

그 사람이 곁에 있는 한 모든 것이 괜찮은 상태로 느껴지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기준점이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둘 관계가 끝나면 우리는 찢어지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중립으로 돌아가기까지는 그 사이게 얼마나 오래, 깊게 지속되었는지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새로운 기준점에서 중립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처음 약물에 노출된 시점에 뇌는 새로운 기준점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그것은 약물 뿐만이 아니다.


각성제는 활동을 증가시키고, 환각제는 지각에 변화를 주며, 수면진정제는 뇌 활동을 느리게 만들고 잠을 촉진한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알고 있는 알코올은 어떨까

‘만날 떄 한 잔, 헤어질 때 한 잔, 친구를 사귀면 한 잔, 거래가 성사되면 또 한 잔, 술을 마시다 싸우고, 술을 마시며 화해한다.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마신다’

이것은 전세계적인 문화현상이다. 알코올은 선천적으로 불안 수준이 높은 이들에게 더 큰 강화가 되다보니 불안한 성향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게 될 위험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타고난 불안 성향 탓에 알코올이 주는 보상을 크게 받아들여 음주가 잦아지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불안해지고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맥길대학교에 크리스티나 지아눌라키스가 이끈 일련의 연구들 중 알코올 중독 위험의 약 50~60%가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술 한두잔은 사람이 덜 예민해지도록 도와주며, 불안이 감소하고 긴장도 풀어진다. 하지만 그 이상 넘어가면 피질 관리 기능이 정지되고, 억제능력을 잃게 된다. 

판단력 손상 탓에 부적절한 성행동, 감염, 원치않는 임신, 성적 트라우마가 일어날 수 있고, 교통사고의 1/3이 음주와 연관되어 있으며, 폭력 또한 음주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약물로 얻은 쾌락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 잘 들었던 용량이 더는 아무런 효과도 일으키지 못하게 되고, 같은 수준을 경험하기 위해서 더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한다.

용량을 늘리면 이 커다란 시련에 대처하기 위해 신경적응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는 복용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를 끊어내면 괴로움에 짓눌리게 되는데 이로써 자연히 약을 향한 갈망으로 이어진다. 최상의 만족감에는 그와 동등한 괴로움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어째서 중독에 빠지게 된 걸까?

크게 네가지가 있다. 첫번째,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생물학적 기칠, 약물에 대한 노출, 약물 접촉 경험, 그리고 촉발성 환경이다.



어떻게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성이 강력한 아편의 경우 신경학적 관점에서 볼 때는 오히려 반대 노선을 택하는 편이 더 나은 전략이다. 

오히려 항오피오이드 물질을 잔뜩 투입해 아예 질리게 만드는 것이다.

전신마취를 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나르칸을 투여하면 약물에 적셔지는 동안 몸이 마취되어 세포들은 금세 재적응을 마치고 약을 경험하기 전 순수했던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마취에서 깨어난 뒤 이를 악용하여 퇴원 후 약을 구하러 가기도 하고, 여유있는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라는 단점도 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자유가 해결책이다. 그리고 금단증상과 갈망을 신속하게 없앨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 해결책은 인간적인 사랑과 타인과의 연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때문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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