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의 진솔한 이야기

얼마 전 '더 킹'이라는 영화를 봤다.

권력을 가진 검사들의 부패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럴 수 있겠다 생각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영화는 극히 일부분의 이야기이며

오히려 평범한 검사들, 일반적인 검사들이 영화를 본다면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들의 현실적인 모습. 나 역시 궁금했기에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흥미진진했다.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이기에

어쩌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잔인하고 속상하고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담겨있을거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에 참 별별 사람, 별별 일이 다있구나 생각하며

세상에 대해 조금 경계할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리고 검사들에 대해서도 기존의 칼같고 딱딱하고 반듯한 이미지가 더 강해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뭉클함과 짠함, 감동이 느껴졌다.

책 속의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기록 너머에 사람에 집중하였다.

사건 자체로 본다면 살인미수, 폭행, 절도, 사형 등 말만들어도 험악하고 경계가 서지만

나름의 사연이 있고, 변명일지 모르니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으며

'아! 그들도 사람이었지'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이야기 중 어린이집 차량 운행 중 어린이를 숨지게한 차량보조교사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간혹 뉴스에서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 역시 아이 엄마이기에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 '아이의 엄마는 무슨 죄일까', '선생님이라면서 왜 저런거 하나 제대로 못할까'

아이 중심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선생님 역시 사람이다. 어린나이에 차량보조교사를 해야하는 이유가 있었고

아이들을 좋아했기에 어린이집에서 일을 했을 것이다.

하필이면 차량지연이 되어서, 하필이면 아이의 옷이 문에 끼게 되어서,

하필이면 그날 부주의하게 행동했기에 그런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그녀의 엄마가 아팠던 것이 무엇보다 안타까웠다.

이런 사연이 있는 것다는 것을 누가 알까.

하지만 검사는 이미 다 이런 것들을 알고 있다.

알고도 법과 정의에 맞게 판단해야 하는 검사들의 삶

그들 역시 사람이기에 이 삶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느껴졌다.

생각보다 사람냄새가 풀풀나는 따뜻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