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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루 버니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오래전 멀리 사라져 버린>
과거의 오클라호마시티
그리고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의 오클라호마시티를 마주한 '와이엇'과 '줄리애나'
위 두 남녀는 26년 전 고향 오클라 마시티에서 지독하고도 끔찍한 일을 겪습니다.
'와이엇'은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주말 강도사건에 의해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과 직원들을 잃게 되고 '와이엇' 혼자만 살아 남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묻습니다. '왜 나만.... 왜 나만 살아남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또다른 곳 유원지에서 '줄리애나'는 언니의 실종을 겪고 언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생존에 대한 비극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덤덤함과 함께 습한 여름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의 기운처럼 이야기 속에서 궁금증에 대한 찜찜함으로 다가와 천천히 습하게 느껴집니다.
통쾌함은 없고 빠르지도 않은 이야기... 하지만 암울한 과거와 나 사이에 이들은 유머만큼은 잊지 않고 벼텨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발산하는 것 만큼 작가가 상황에서 만들어내는 유머스러운 말들이 이 책의 다소 지루할 틈을 없애주는... 재미로 승화시켜주는 주요한 요소인것 같네요.
26년의 세월이 흘러 이 두 남녀는 각자의 삶에 과거를 극복할 기회와 맞딱뜨려야 할 운명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과거와의 싸움이 시작되지요.
때론 포기하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정신차리고 시작의 힘을 일으킵니다.
앞서 말한 듯이 덤덤하게 이어가는 작가의 글이 마지막까지 습한 여운을 남겨줍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무조건적 결말의 '해답'을 바랄 필요가 없는 책도 있다는 것을 이번 <오래전 멀리 사라져 버린>으로 깨닫게 되네요.
이들의 이야기는 성장이며 과거의 치유이고 체념 혹은 새로운 시작의 희망일 것입니다.
여운이 남는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 흐름이 느릴 수 있을 듯하지만 이야기의 힘으로 가독성 좋습니다.
-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