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못한다는 착각 - 우리 스스로 수학 지능을 구축하는 놀라운 생각의 기술
다비드 베시 지음, 고유경 옮김 / 두시의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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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늘 “타고난 애들만 즐기는 세계”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래서 국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한때 그랬지…” 하면서도 도울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그 난감함을 정면에서 건드리는 책입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순수수학을 연구해 온 수학자이지만,
수학을 논리·공식이 아니라 직관과 상상력으로 설명합니다.
그가 구분하는 두 가지 수학,
교과서에 적힌 ‘공식 수학’과
수학자들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비공식 수학’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보통 만나는 수학은 시험용 공식 수학이라 지루하고 어렵지만,
수학자들이 실제로 문제를 풀 때는
이미지, 비유, 몸의 감각에 가까운 비공식 수학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 ‘비공식 수학’을 거의 가르치지 않지요.


저자는 바로 그 지점이 수학 포기자를 양산하는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수학적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직관을 어떻게 훈련하느냐의 문제라는 것. 
수학을 좋아하는 분뿐 아니라,


“나는 원래 문과라서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권하고 싶은, ‘수학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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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도서관 - 책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2025 경기히든작가 선정작
인자 지음 / 싱긋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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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키라웃으로부터 협찬받아 서평한 책입니다>


도서관을 떠올리면 아직도 ‘조용히 공부하는 곳’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삶은 도서관>은 그 이미지에 먼저 X표를 그어 버리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공공도서관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도서관 노동자’.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이 시기를 “프라이드 에이징”이라고 부릅니다.
늙음을 부끄러움이 아니라 자존감으로 받아들이며
더 깊어지는 삶을 향해 걷는 시간이라는 뜻이지요.
이 책은 그 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마주한 얼굴들을
‘서가’라는 장에 나눠 담아낸 기록입니다.

1부 ‘웃음의 서가’에는
“‘젓가락 살인’은 우리 도서관에 없습니다”나
“민원은 뚱땅땅 상권” 같은 제목만으로도 웃음이 터지는 에피소드들이 이어집니다.
책 제목을 잘못 듣고 벌어지는 소동,
사소한 민원에 지치다가도 웃음이 나오는 순간들이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담겨 있어
도서관의 ‘뒷모습’을 처음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2부와 3부에서는 도서관이 얼마나 인생의 단면을 그대로 비추는지 보여 줍니다.
28번 사물함에 매일 가방을 넣는 사람의 사연,
“올바른 성별을 입력하세요”라는 문구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순간,
도서관 노동자에게 씌워진 오해와 실제 업무의 간극까지.
특히 “도서관 노동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분은
그동안 ‘사서’라는 직업을 얼마나 단순하게만 상상했는지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코딱지 파는 아이들’ 에피소드였습니다.
만화책을 읽으며 무심코 코를 후비는 아이를 보고,
동료가 다가가 자기 코를 만지며 손가락으로 X표를 그려 보이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아이를 직접적으로 창피 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보고 있어”라는 신호만 조용히 보내는 그 몸짓이
너무 인간적이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의 손이 더 이상 코로 가지 않았다는 뒤의 묘사에서,
도서관이 규칙만 들이대는 곳이 아니라
천천히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우는 ‘생활 교실’이기도 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 문장은 어렵지 않고,
짧은 에피소드 하나씩 끊어 읽기 좋아
퇴근 후 틈틈이 읽기에도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도 읽고 나면 마음속에는
“나이 들어간다는 건, 이렇게 누군가의 사연을 더 많이 품게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잔잔한 문장이 남습니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분들,
나이듦을 새롭게 정의해 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에세이’를 찾는 분들께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남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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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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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북스로부터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필사’가 유행이라 이것저것 따라 써 봤는데, 금방 질리는 노트도 많았습니다. 예쁜 문구는 많은데, 페이지를 덮고 나면 내 삶과 연결되는 느낌이 없어서였어요. 유노북스에서 나온 《쇼펜하우어 X 니체 필사책》은 그 지점을 조금 다르게 건드립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을 100개 골라 실어 두고, 독자가 그 옆에서 직접 자기 언어로 되새기게 하는 책입니다.


국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리듬”이었습니다. 왼쪽 페이지에서 철학자의 원문을 읽고, 오른쪽에서 내 손으로 천천히 따라 쓰고, 마지막 줄에는 오늘의 해석을 적는 식으로요. 읽기–쓰기–생각하기가 한 세트로 돌아가니, 그냥 밑줄 치고 넘길 때보다 문장이 훨씬 오래 머물더군요.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한 줄 철학 글쓰기를 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물성도 잘 뽑혔습니다. 사철 제본이라 책등이 탄탄하면서도 180도로 시원하게 펼쳐져서, 책을 한 손으로 꾹 누르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종이도 너무 반질거리지 않아서 필기구를 가리지 않고 잘 받아 줍니다. ‘철학 굿즈’라기보다는 실제로 책상 위에 계속 올려 두고 쓰게 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내용 면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차가운 통찰과 니체의 뜨거운 긍정이 번갈아 나와서, 읽고 쓰는 사람 마음도 같이 출렁입니다. 어느 날은 고독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느낌이고, 어느 날은 그래도 삶을 한 번 더 선택해 보자는 응원을 받는 느낌입니다. 하루에 한 쪽씩만 써도 약 3개월 동안 철학과 문장을 동시에 훈련할 수 있어요. “생각 근육”과 “글쓰기 근육”을 같이 키우고 싶은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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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걷기 -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걷기는 따로 있다
애너벨 스트리츠 지음, 김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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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가 몸에 좋다는 말은 익숙했지만, 『치유의 걷기』를 읽고 나니 “어디를 걷느냐”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이 책은 만 보 걷기, 칼로리 소모 같은 숫자보다 숲·강·도시 골목 등 풍경과 길 자체가 우리 뇌와 감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차분하게 보여 줍니다.

특히 일과 일 사이, 지친 하루 끝에 “그냥 집 앞을 한 바퀴 돈다”로 끝나지 않고, 나에게 회복이 되는 길을 고르고 싶은 분들께 큰 힌트를 줍니다. 과학적인 설명과 구체적인 사례가 적당히 섞여 있어서, 전문 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읽히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아요.

읽고 난 뒤에는 운동 계획표 대신, 내가 걷고 싶은 장소 리스트를 먼저 적어 보게 되는 책입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치유법을 찾고 계신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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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 AI 버블 붕괴와 투자 전략의 대전환
최윤식 지음 / 넥서스BIZ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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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교사인 저는 늘 “글”과 “문장” 속에서 삽니다.
아이들에게는 텍스트를 읽는 법, 구조를 잡는 법을 가르치면서도
정작 제 통장을 읽는 법, 차트를 읽는 법은 외면해 왔습니다.
주식은 늘 “나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거든요.

『오늘 시작해도 늦지 않은 주식 공부』는
그 ‘다른 세계’를 제 언어로 번역해 준 입문서였습니다.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인상적입니다.
저자가 MTN <수익만세> 같은 프로그램에서 활동했던 이력보다
병원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HTS로 직접 주식을 하던 기억,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기에 더 치열하게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사연을 먼저 꺼내 놓습니다.
“주식=한탕”이 아니라 “현실을 버티기 위한 공부”였다는 고백이라
교사 월급과 부업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하는 제 마음에 먼저 와 닿았습니다.

1장은 “왜 주식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주식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주식의 정의, 시가총액, 보통주와 우선주,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용어 사전처럼 단순 나열하지 않고
이야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 줍니다.
국어 교사 입장에서 보면
경제 비문학 지문 하나를 천천히 해설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2장은 HTS·MTS 사용법과 주문 방식,
시장가·지정가 개념, 예수금·증거금·미수금 등
실제 거래 화면에서 마주치게 되는 요소들을
“무작정 따라 하기” 형식으로 보여 줍니다.
덕분에 그동안 저에게 HTS 화면은
‘숫자와 초록·빨강이 뒤섞인 공포 화면’이었는데
책을 따라 한 번씩 눌러 보니
조금 어려운 독해 문제를 풀 듯,
“아, 이 칸이 이런 기능이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3장과 4장은 종목 선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린이가 피해야 할 종목, 경기 민감주와 방어주, 가치주와 성장주,
배당주·리츠·공모주까지 큰 지도를 보여 준 뒤
재무제표를 쉽게 읽는 법, PBR·PER·ROE를 활용하는 법,
어닝 시즌에 실적을 빠르게 확인하는 팁을 제시합니다.
국어로 치면 ‘등장인물, 배경, 사건’을 나눠 보는 독해 전략처럼
기업을 다양한 관점으로 나눠서 보게 해 주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5장은 기술적 분석 파트입니다.
봉차트, 거래량, 추세선, 지지선과 저항선, 이동평균선,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 등 기본 개념을
예시 차트와 함께 설명합니다.
단기간에 ‘차트 고수’가 되게 해 주겠다는 식의 과장은 없고,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차트를 오해하지 않는다”는
기준선을 잡아 주는 데 충실합니다.

마지막 6장은 잃지 않기 위한 마인드셋을 다룹니다.
투자 기간과 수익률의 관계, 분할 매수·매도,
증권사 리포트 활용법,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신용·미수 사용에 대한 경고까지,
‘돈을 버는 법’보다 ‘돈을 지키는 법’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합니다.
제목만 보면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절제돼 있고 보수적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완전한 초보자에게는 용어가 조금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이 있고,
ETF·연금 등 다른 자산군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개별 주식을 처음 공부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모든 챕터를 한 권 안에 담은, 꽤 탄탄한 구성입니다.

국어 교사로서 저는 이 책을
“주식을 읽는 법을 가르치는 교과서”라고 느꼈습니다.
아이들에게 텍스트를 읽는 기술을 알려 주듯,
저에게는 재무제표와 차트를 읽는 기술을 알려 준 책이었어요.

주식이 궁금하지만, 유튜브 단타 영상은 왠지 불안하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입문용 기본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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