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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라고 했지만 왜라고 했다 - 논술과 토론에 강해지는 바칼로레아 철학 토론서
배진시 지음 / 탐구당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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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라고 했지만 왜라고 했다』 — 배진시 지음

나는 이 책을 ‘암기와 답 맞추기’에 익숙했던 내 뇌를 한 번 흔들어 보기 위해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사유의 시작’이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철학 입문서가 아니다. ‘모든 진리는 최종적인가?’, ‘기술은 우리를 자유롭게 할까?’, ‘예술은 규칙 없이 가능한가?’ 같은 질문들을 통해 우리가 세상과 자신, 타인과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근본부터 묻게 만든다.


목차만 봐도 — 진리와 인식, 자유, 노동과 기술, 예술, 도덕과 사회, 정치, 인간과 자아 —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이 철학적으로 소환된다.


저자는 일상에서 느꼈지만 그냥 지나쳤던 질문들을, 고리 하나 빠진 시계처럼 다시 맞춰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시험 점수로 환원되지 않는 ‘나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읽는 동안 느꼈던 두려움과 불확실함 — “맞는 답이 없는데, 이렇게 말해도 될까?” — 는, 책을 덮을 즈음엔 졸업한 듯한 묘한 안도감과 나만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고 싶은 욕구로 바뀌었다.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면 — 정답보다 질문을, 결과보다 사유를 그리고 싶었던 사람.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과 나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사람.
돌아오는 세상에 대해 다시 묻고 싶은 사람.


이 책은 단순한 교재가 아닌, “생각하는 삶을 위한 첫걸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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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이수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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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 말처럼 일상적으로 쓰이면서도, 정작 그 의미를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는 단어가 또 있을까. 우리는 누군가의 행동, 성별, 역할, 그리고 사회적 갈등까지도 너무 쉽게 ‘자연’을 기준으로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이수지 박사의 『자연스럽다는 말』은 이 익숙한 언어가 얼마나 많은 편견과 권력을 숨기고 있는지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책은 자연을 둘러싼 우리의 믿음이 실제 자연의 복잡성과 무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여자라서 그렇다,” “남자라서 그렇다,” “본능이라 어쩔 수 없다,” “동성애는 자연스럽지 않다”와 같은 문장들이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규범의 언어라는 점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저자는 자연을 사실의 영역으로, 윤리를 당연한 영역으로 묶어버리는 사고를 “자연주의 오류”라 지칭하며, 그 오류가 어떻게 성 역할, 모성 신화, 인구 담론, 저출산 문제, 사회적 갈등까지 다양한 분야에 스며들어 왔는지 추적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모성 본능’에 대한 재해석이다. 인간이 높은 번식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친모의 본능이 아니라 여러 구성원이 함께 아이를 돌보는 협동 육아 구조 덕분이라는 진화 인류학적 통찰이다. 이 지점에서 “낳아 보지 않으면 모른다”라는 사회적 통념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성별과 본성을 자연에 끼워 넣어 설명하는 방식 또한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일 뿐, 자연은 고정된 역할을 명령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 깊다.


마지막 장에서 다윈의 사례를 소환하는 방식은 이 책의 핵심을 정교하게 마무리한다. 자연을 관찰한 위대한 과학자조차 자신의 시대적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는 사실은, 자연이 ‘정답’을 주지 않는다는 저자의 주장을 강한 설득력으로 끌어올린다. 자연은 침묵하고, 말하는 것은 해석하는 인간이라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남는다.


『자연스럽다는 말』은 자연을 새롭게 배우는 책이 아니라, 자연을 근거로 삼던 우리의 사고를 다시 배우게 하는 책이다. 읽는 동안 불편해지는 순간이 많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사고의 출발점이 된다. 자연스러움이라는 단어에 기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제공하는 질문들 앞에서 한 번쯤 멈춰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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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인두투스 : 입는 인간 - 고대 가죽옷부터 조선의 갓까지, 트렌드로 읽는 인문학 이야기
이다소미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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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인간을 ‘보여주는 언어’다 — 호모 인두투스가 들려주는 인류의 이야기”


'호모 인두투스: 입는 인간'은 인류가 왜, 어떻게 옷을 입기 시작했는지 묻는 것에서 출발한다. 

저자 이다소미는 옷을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닌, 인류가 생존과 욕망, 권력과 정체성을 표현해 온 매개로 본다. 이 관점을 바탕으로, 유목민족의 바지 발명부터 조선의 갓에 이르기까지 26가지 주요 복식 변화를 따라가며,

  • 옷이 어떻게 생존을 위한 보호막이었고,

  • 어떻게 사회적 계급과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으며,

  • 어떻게 문화적 정체성과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패션의 언어’가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패션 전문가 출신 저자의 시선으로 복식사를 풀면서도, 복잡한 이론이나 학문적 용어에 매몰되지 않고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썼다. 그림 크로키와 함께 읽으면, 과거의 사람들이 어떤 옷을 왜 입었는지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 인류의 문화와 역사를 다른 방식으로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이 책은 훌륭한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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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초등 매일 공부의 힘 -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오르는 아이들의 비밀 이은경 초등 공부 마스터 클래스 1
이은경 지음 / 서교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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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용 서평 (책 블로그 / 서평 공간 스타일)

『초등 매일 공부의 힘』 — 꾸준함이 만드는 성장의 곡선

많은 부모가 “선행학습을 더 했더라면…” “다른 아이들만큼 했을까…” 하며 초조해하는 시기를 지나, 이 책은 그렇게 조급해지는 대신 ‘작지만 매일’ 쌓이는 힘을 강조한다.

저자 이은경 선생님은 15년간의 초등 교사 경험과 두 아들을 키운 엄마로서, 단순히 “공부량 늘리기”가 아닌 “일상 속 루틴 만들기”를 교육의 핵심으로 제안한다. 

  •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은 물론 독서, 사교육, 스마트 기기까지 — 과목과 도구를 가리지 않는 구체적 가이드가 돋보인다. 

  • 특히 스마트 기기를 ‘학습 도구’로 재해석하여, 거부나 과잉 허용이 아닌 “현명한 활용” 방식을 제시한 점은 요즘 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조언이다.

  • “오늘은 딱 10분만”처럼 작고 실현 가능한 목표로 시작하여,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책임감을 기르게 만드는 방식은 아이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결국 이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성적을 올리는 건 결과가 아니라, 매일 앉는 ‘습관’이다.”

초등이라는 성장의 골든타임에서, ‘꾸준함의 뿌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라면 — 이 책은 단순한 참고서가 아니라 든든한 길잡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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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못한다는 착각 - 우리 스스로 수학 지능을 구축하는 놀라운 생각의 기술
다비드 베시 지음, 고유경 옮김 / 두시의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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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늘 “타고난 애들만 즐기는 세계”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래서 국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한때 그랬지…” 하면서도 도울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그 난감함을 정면에서 건드리는 책입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순수수학을 연구해 온 수학자이지만,
수학을 논리·공식이 아니라 직관과 상상력으로 설명합니다.
그가 구분하는 두 가지 수학,
교과서에 적힌 ‘공식 수학’과
수학자들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비공식 수학’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보통 만나는 수학은 시험용 공식 수학이라 지루하고 어렵지만,
수학자들이 실제로 문제를 풀 때는
이미지, 비유, 몸의 감각에 가까운 비공식 수학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 ‘비공식 수학’을 거의 가르치지 않지요.


저자는 바로 그 지점이 수학 포기자를 양산하는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수학적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직관을 어떻게 훈련하느냐의 문제라는 것. 
수학을 좋아하는 분뿐 아니라,


“나는 원래 문과라서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권하고 싶은, ‘수학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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