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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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 사랑은 희생으로 완성되는가

『가시고기』를 단순히 부성애를 찬양하는 이야기로만 읽고 싶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다는 설정은 분명 강렬하다. 하지만 그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동일한 사랑이 아버지와 아이에게 서로 다른 의미로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아버지에게 사랑은 아이를 살리는 것이지만, 아이에게 사랑은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독자는 아버지의 선택과 고통을 이해하면서도, 그 선택을 온전히 알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함께 바라보게 된다. 바로 그 이해의 간극에서 비극적인 정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필사하며 여러 번 멈춰 섰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아이의 생각이 인상적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어른이 되면 그 당연함을 지키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는 사실이 슬펐다.

한편으로는 질문도 남았다.

사랑은 반드시 자기희생으로 증명되어야 할까. 상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삶만이 숭고한 것일까.

나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일 역시 사랑의 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시고기』가 보여주는 극단적인 희생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받아온 사랑의 무게를 돌아보게 만든다.

좋은 문학은 감동을 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당연하게 믿었던 가치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시고기』는 슬픈 가족소설인 동시에 사랑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본 도서는 #채손독을 통해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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