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유럽사 - 세계사의 퍼즐을 맞추는 3천 년 유럽사 여행
아서 제임스 그랜트 지음, 박일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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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켜면 “지금이 역사책 속 어느 장면일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과거를 빌려 현재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 보려고,
《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유럽사》를 꺼냈습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에서 중세, 근현대 유럽까지
유럽사의 큰 물줄기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다룹니다.
1부는 폴리스와 로마 공화정, 제정 로마의 형성까지,
2부는 기독교와 중세 교회, 십자군 전쟁과 왕권의 성장,
3부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프랑스혁명, 나폴레옹,
그리고 이탈리아·독일 통일까지.
연표를 따라가듯 사건이 정리되어 있어서
세계사 ‘전체 지도’를 처음 잡는 청소년에게 딱 알맞은 구조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각 장이 짧지만 핵심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한 사건이 6~8쪽 안에 정리되어 있어서
수업 전에 잠깐 읽고 가도 맥락을 잡기 쉽고,
아이들에게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부담 없이 읽히게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쟁 이름과 연도만 나열하지 않고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결정이 평민·노예·도시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짚어 주어서
토론 질문을 뽑기에도 아주 좋았습니다.

오늘 수업에서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혼란을 다룬 부분을 낭독해 주었습니다.
권력을 둘러싸고 군대와 정치 세력이 충돌하고,
내전과 반란, 노예들의 봉기가 이어지는 장면이 나오는 대목이었죠.
낭독을 마치고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닮은 점이 없니?”라고 묻자
아이들이 놀란 표정으로 하나씩 말을 꺼냈습니다.
“국가가 흔들릴 때 책임은 누가 져야 하냐”,
“시민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냐” 같은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역사책이 단숨에 ‘시사 디베이트’ 텍스트로 변했습니다.

교사 입장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활용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단원 도입에 5분 정도만 낭독해도
곧바로 토론이나 글쓰기 주제로 이어질 만한 문장들이 많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어려워하는 중세 교회사·종교개혁,
프랑스혁명 같은 파트를 부담 없이 맛보게 해 줄 수 있어서
사회·역사 수행평가 준비용 배경지식 책으로도 괜찮겠습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유럽사’에 집중한 책이다 보니
동양사나 비유럽 지역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세계사 전체의 균형을 잡기에는 다른 책의 도움이 필요하고,
정치·전쟁사는 비교적 잘 다루지만
일상사나 문화사 비중은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세계사 흐름을 잡아 두었다면
이 책은 그 줄기에 살을 붙여 주는 보충 교재로 충분한 역할을 합니다.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우리는 이 상황을 역사 책의 어느 장면으로 기억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아이들과 함께 던지고 싶은 분들께,
그리고 유럽사가 막연히 어렵게 느껴졌던 청소년 독자들에게
《청소년을 위한 친절한 유럽사》를 추천합니다.
과거의 혼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조금은 덜 막막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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