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는 동안 인도 남부의 뜨겁고 축축한 공기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라헬이기도 했다가 에스타였다가 암무였다가 벨루타이기도 했다.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나같이 모두 불쌍하다. 심지어 베이비코참마까지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이토록 안쓰러운지. 산다는 것은 이다지도 힘겨운 일인지.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채로 있을 수 없는. 그러나 그것을 그려내는 문학은 얼마나 아름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