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지원의 <일에 마음 없는 일>은 일의 본질을 묻는 책이다. 김지원이 기자로 일하며 마주한 불안, 회의, 반복 업무 속에서 일과 자신 사이의 어색한 거리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는 일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은 성실함이나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일을 수상하게 만드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자신이 왜 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 속에서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기자의 일(?)’에서 김지원은 기자라는 직업 안에서 겪는 불안과 모순을 이야기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기자상과 실제 자신의 감정 사이의 괴리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일까?' 보다 '이 일을 내 식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다. 인터뷰와 피드백 같은 일상적인 과정조차 저자에게는 자신을 시험하고 견디는 도구가 된다. 그는 일 속에서 타인을 기록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돌아본다. 이런 시선은 기자라는 직업의 이야기를 넘어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석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고민으로 확장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의 문제의식은 일을 잘하는 방법보다 일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쪽으로 옮겨간다. 그는 일에 마음이 없는 상태, 즉 무기력하거나 지쳐 있는 순간마저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멈칫거림이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선이자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틈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탈주나 포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자리에서 조금 다르게 머무르는 법에 관한 것이다. 일의 효율이나 성취 대신 불안과 의심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태도를 핵심으로 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된 이 책의 저자 글은 일이라는 평범한 주제를 통해 나답게 일한다는 것의 어려움과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