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 - 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박나은 지음 /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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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이 한 인간의 깊숙한 그곳 내면으로 향하는 길임을 다시금 알게 된다. 내가 주로 읽게 되는 것은 인문학에 가까운 서적을 뒤적이는 것이 대부분의 시간이지만 어쩌다 이렇듯 가까이 수필과 같은 글을 읽게 되면 가슴이 저며오는 날들이 있다. 이즈음의 나이에 당연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이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아마도 글 속에 스며든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 아닐까? 같지는 않지만 힘들었구나. 나도 너도 모두가 역경 속에 살아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금년은 우연하지 않게 명상에 대한 책들을 읽게 된다. 각각 책들이 그림, 나무와 같은 이야기와 곁들여진 이야기지만 그녀의 춤을 통한 명상은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전체 흐름이 삶의 의지를 잃은 나약한 여자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 행복하였다는 것으로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체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움직이고 춤을 통해 본인을 찾아갔다. 한 인간으로서 가장 원시적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살피며 자신과 소통하는 듯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눈을 감고 고요히 마음을 추슬러 생각하는 명상과는 다르다. 어쩌면 춤이란 행위를 통하여 자신을 찾아가는 육체적 행위는 진정한 명상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에서 고요히 머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명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육체를 사용한 무위적 행위로 무념무상의 단계로 접어드는 것도 명상이지 않을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녀는 몸을 통해 진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았고 스스로 성찰해 나갔다. 나를 살아내는 수행이었던 것이다.

 

내가 주로 시각에 의지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으면서도 책의 내용과 그녀의 삶에 연관되는 책갈피 사이의 색상 디자인이 시각적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하기에 눈길이 갔던 문장으로 오늘의 읽기를 갈무리하고자 한다.

 

우리를 감동하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우리를 구분 짓는 수많은 언어 너머에 존재하는 영혼의 몸짓이다. 눈으로 볼 순 없지만 영혼이 볼 수 있는 길이 우리를 구원한다.(p.119)


#그리하여사람은사랑에이르다 #박나은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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