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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 세상 모든 것의 성장과 한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4년 7월
평점 :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맞는 말이지만 다른 말이다. 크기만으로 세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단편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나를 둘러싼 보이는 것들을 생각하고 말하며 지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크기를 대상으로 하며 말들 사이에도 크기를 바탕으로 언어가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의 저자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도 크기 즉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모든 크기를 자신의 몸과 비교하고 기존에 접한 자연환경과 인공 환경에 대한 경험 및 기개를 활용해 상대적인 관점에서 지각한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많이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문장으로 던져질 때 비로소 맞게 되는 것이다. 크기라는 개념이 인류사에 등장한 것은 인간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자신 몸을 기준으로 비교하며 크고 작다는 지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크기에 대한 감각을 가진 것은 아마도 아주 오래된 원시 시대부터 존재 하였을 것이다.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고 정의하였다.
저자가 원시 시대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원시 인류가 사냥하고 포획물의 작고 많음을 느꼈다면 이미 크기에 대한 개념은 아주 오래된 것일 것이다. 단지 그것들이 계량화되어 수량화되는 시점에 기준이 되는 기준점이 만들어지고 명확해질 수가 있었고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가 초반의 글들에서 사람들의 키에 따라 그 사람들이 경제력과 같은 부의 집적과 계급, 교육 수준을 비교한 자료들도 통계 모집 집단의 규모를 통한 연구자료를 통하여 논거의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바로 이 논거 자체가 크기를 대상으로 한 크기에 대한 말들이다.
키는 중국공산당의 권력 서열에도 적용된다. 중국의 소득을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키가 1센티미터 커질 때마다 공산당원이 될 확률이 0.05퍼센트 증가한다고 한다. 공산당원은 당원이 아닌 남성보다 소득이 약 11퍼센트 더 높으며, 따라서 당원은 키가 1센티미터 클수록 시급이 약 0.06퍼센트 더 높다.
인간이 크기를 알려면 우리는 먼저 그것을 지각해야 한다고 한다. 지각한다는 것은 인간 중심적일 수밖에 없고 사람의 몸은 방향, 위치, 거리의 척도라고 하며 공간 배치는 인간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대상의 매력, 호감, 신뢰도, 유능함, 호전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작가의 논하는 점을 모두 열거할 수 없지만 그는 에너지, 경제, 환경, 미술, 인구 등과 같은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다분야를 통합하여 크기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통계분석의 대가답게 크기라는 개념과 의미를 통계자료에 바탕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그것 중 관심을 환기 하였던 미술 부분을 인용하고자 한다.
해마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프라도 미술관을 방문하는 수백만명은 소형 예술품과 보석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프란시스코 고야의 실물 크기 초상화에 빠져들기 위해서 박물관과 미술관에 간다.
이 거대한 크기의 꽃 강아지는 왜 만든 걸까? 당연히 좋아하는 이들도 있고,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이들도 있고, 너무 조악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보는 사람은 누구나 저도 모르게 반응을 일으킨다. 어긋난 예상과 과장된 현실이 반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주침은 크기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지각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지속적이고 누적되는 경험을 통해 예상되는 크기를 잠재 의식적으로 내면화한다. 그리고 그런 예상된 표준을 크게 벗어나는 사물 ...
바츨라프 스밀의 사이즈 이야기를 단순히 숫자적이고 통계적인 방법으로 읽어 가면 재미가 없지만 인간과 사회적 속성들과 생각하며 읽어 내려가면 우리의 이야기 나의 주변 이야기가 되기에 흥미로운 책이다. 어찌 보면 크기라는 하나의 단어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흘러넘칠 수 있는지 저자의 능력을 다시 보게 된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세상의 방대한 이야기와 새로운 통찰을 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한다.
@gimm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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