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의 구원 - 부서진 땅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난 희망에 관하여
빅토리아 베넷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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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이라고 하면 잡초라는 말보다는 우리가 꿈꾸는 전원의 식물을 생각하게 된다. 다만 잡초는 들과 관련 없이 불쑥불쑥 아무데나 올라오는 꼭 필요하지 않은 식물과 같은 이미지이다.

이러하든 저러하든 이 책은 식물에 의한 한 인간이 생으로부터 자립하는데 도움받는 이야기이며, 한 가족의 역사가 되기도 하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식물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정원을 좋아하는 가족사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저 단순히 책의 표면으로서 넘기다 보면 식물에 대한 도감 지식이라고 느끼겠지만 편집을 보니 식물을 통한 마법사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작가의 아들도 엄마를 마법을 부린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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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아버지의 직업으로 떠도는 생활을 하다 학교를 자퇴하고 어린 나이에 결혼하였으며 이혼하고 배움을 가지고 결혼하고 언니를 잃었으며 자신의 아이조차 평생 안고 가야 할 병을 갖게 된다. 세상의 모든 이들은 이와는 다르지만 아픔을 지니고 있어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작가도 그러했지만 그러한 삶의 과정은 쉽사리 평온한 삶은 아니었다.

 

예술가 집안의 가난한 경제적 삶은 여유롭지 않은 삶에 충분히 영향을 주었다. 그로 인해 삶의 근거지가 되는 폐허가 된 땅에서 정원을 꾸미는 삶은 작가를 위로하고 성장에 있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자연주의적인 성향으로 인위적 정원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물과 채집된 씨앗을 가져와 자신의 정원을 아이와 가꾸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작가의 아들은 정원에서 활동하면 얻는 생각들의 조각들이 엄마를 일으켜 세우게도 할 정도로 철학적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아이가 엄마에게 들려주었던 한마디가 엄마에게 힘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의 생각이 커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어느 때인가 들려준 이야기이기도 한다. 작지만 큰 깨달음이란 것이 이런 것일 것이다.

 

왜 울어, 엄마?” 아들이 묻는다. 나는 죽은 식물과 버거운 기분을, 내 안에서 느껴지는 어머니 없음의 이상한 형태를 설명하려고 한다. 아이는 우리가 기른 정원을 바라보면서 잠시 서 있다.

엄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어야 해, 들어가자.” 아들이 내 손을 잡으면서 말한다. 나는 아이를 따라간다. 왜냐하면 아이의 말이 옳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어야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자랄 것이다.(p. 403)

 

정원이 망가진 것으로 인한 죽음의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작가의 죽은 어머니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어머니에 대한 글을 찾아보자. 식물이나 정원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림에 대한 부분으로 예술이 한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을 이 책에서도 보았기 때문다.

 

가자. 외출할 거야.” 어머니는 핸드백을 집으면서 말한다. 몇 주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가 웃는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어머니는 점점 더 들뜬다. ( ... ) 로이 릭턴스타인에 다다랐을 때, 어머니가 조용해진다. 점묘법으로 그려진, 파란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풍선으로 외친다. “상관없어! 브래드에게 살려달라고 전화하느니 물에 빠져 죽겠어!” 여자는 자신을 삼킬 듯 위협하는 물살 밖으로 한 손을 내밀고 있다. 미술관을 나설 때 어머니가 내게 <물에 빠진 여자>의 포스터를 사 준다.(p. 119)

 

한 인간의 어둡고 차갑던 시간에 온기와 생기를 가져다준 것은 가족이기도 하였지만 가족이 어둠의 시간을 차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작가는 작지만 정원을 아들과 가꾸며 치료받고 구원받게 된다. 이 책이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는 작가의 삶의 역사와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비록 출판사 제공으로 읽게 되었지만 어둠의 시간을 가지는 이들에게 정원을 통해서 아니 예술, 어떤 것을 통해서 든 삶에 활력을 받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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