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철학 수업 - 논리적 사고를 위한 프랑스식 인문학 공부
사카모토 타카시 지음, 곽현아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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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시스템은 그 나라의 경쟁력이다. 백년지대계를 고사하고, 킬러문항으로 대표되는 뜬금없는 저격에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의 고충이 심화된 현실이다. 여기에 불확실한 의대 증원은 다른 전공 이탈을 심화하여 교육의 질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의 차이는, 확고 부동한 교육 시스템의 마련에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과거에 유독 집착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빠르게 변화하는 국민성에 오로지 '출혈경쟁'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희안한 현상은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공부 못한다는 사람이 없다. 한 교실 당 인원이 거의 1/3 수준으로 되어 그런 것 인지, 다들 공부를 잘 한다.  아장아장 기어가는 순간부터 부모들의 대리만족 경쟁은 치열하다. 결국엔 친구를 만들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바칼로레아 철학수업」 책은 무려 200년 전통의 프랑스 입시 시스템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인문학'에 대한 학습을 말하고 있다.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공계열 분야의 기초 소양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기본적인 문해력 자체가 부족한 인문학의 실종이다. 

 고교 과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 정치·경제·노동· 철학· 역사 라 생각한다. 상호복합적으로 연동해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각각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고, 복합적인 논리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현상은 자연과학의 법칙과 달리, 상대적인 속성을 지녀, 합리적인 숙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사회현상엔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를 따져야 하는데, 우리는 말과 행동을 하면서도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는 기본이 실종된 경우가 많다. 이는 주입식의 맹목성에 기인한다. 국영수의 영어만 보더라도, 우리는 최소 10년을 학습하지만, 상당수가 기본적인 독해도 못하고 유창한 스피킹은 기대할 수도 없다. 공용어 국가도 아닌데, '글로벌'을 내세우는 콩클리시 과거 세대에게 교육은 또다시 강요당한다. 

 무조건 남들이 다 하는 것, 내 아이 만큼은 안하면 도퇴된다는 생각부터 품는다. 





바칼로레아는 고교졸업자격시험이다. 오로지 '입학'을 위한 시험 시스템인 대한민국과 본질적으로 달라 보인다. 6일에 걸쳐, 각 과목별로 필기 논술시험을 치르는 것 또한 우리와 다르다. 대학진학생이 많이 지원하는 보통 바켈로레아의 경우, 첫 날 철학 시험을 장장 4시간에 걸쳐 치른다. 지엽적인 주제가 아닌, 포괄적인 주제로 출제된다.


노동은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가?

기술은 우리의 자유를 증진시키는가?

권력 행사와 정의 존중은 양립 가능한가?


코로나로 인해, 2021년부터 보다 다양한 과목의 도입, 고교 내신 성적의 반영등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었으나, 인본주의의 틀은 200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유지되는 측면이 강하다. 그 나라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것을 교육 시스템에 반영하는데, 얼마나 프랑스인들이 사람 중심의 가치관 함양을 중시 하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바켈로레아의 철학 과목을 제대로 통과하는 이는 20프로가 채 되지 않는다 한다. 





보고 느끼며 생각하는 경험의 깊이가 다양해질수록, 국가 경쟁력은 상향된다. 겪지 않은 프랑스 교육시스템을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지만, 그 지향점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이 본받을 요소가 많다. 물질이 정신을 앞서가는 순간, 교육은 타락해질 수 밖에 없고, 학교의 울타리가 교육의 장이 아닌, 온갖 사회병폐를 접하는 현장으로 전락한다. 자유의 본질은 상호 평등적인 다양성의 인정과 수용에 있다. 이것이 건전한 토론 문화를 생성하여, 사회적 촉매제로 작용한다.  노동과 근로는 본질적으로 다른데, 수동적인 의미에 한정한체 스스로를 근로자라 칭하고 있으며, 사람이 만들어놓은 기계에 갇혀, 존중해야 할 가치를 잃어간다. 




인문학적 토대가 많이 생성될수록, 그 나라의 문화는 융성화해진다. 전세계 유례를 찾기 힘든 사교육열에서도 정작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논리적 사고방식이 갖춰진 시민 육성은 공동체 문화 생성에 촉매제 역할을 한다. 시민은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행동하며, 책임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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