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어린이를 위한 시골의사 박경철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허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6월

의사이면서 글도 잘쓰고 경제나 정치에 대한 관심도 많아

대중매체에 등장도 많이해서 꽤 유명한 의사샘.

먼저 어른을 위한 책이 나온 후니까

이렇게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재탄생해서 나온 것일거다.

어른용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번 책을 읽어보니

아주 재밌고 박경철 의사샘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모든 내용이 의사 생활중 겪었던 에피소드여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되었다.

공부잘하고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은 너도나도 어릴적 꿈에 의사가 한 번 쯤은 등장한다.

하지만 의사가 말처럼 쉬운가?

영어로 쓰여진 두꺼운 의학 서적을 줄줄 읽어내야하고

지식이 있다한들 사람의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피 튀겨가며 살을 찢고 꿰메고 하는 현실의 작업을 견디지 못한다면

의사가 될 수 없는 일이다.

나 어릴적 드라마에 '사랑이 꽃피는 나무'라는게 있었다.

제목이 정확한지는 자신 없으나 의대생들의 이야기 였던 것은 기억한다.

동물 해부는 기본이요, 사람 해부도 해야하고

갖가지 실험중엔 사람의 소변을 직접 마셔햐하는 일도 있었다.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도망치면 의사 자질이 없는 걸로 찍히고 호되게 야단을 맞는 장면이 기억난다.

윽~ 그걸 보면서 정말 의사는 못되겠다 생각했었는데

 물론 이런저런 힘든 과정들을 겪지만

의사로서 환자를 살려내는 능력이야말로 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기술이다.

박경철 선생님의 입담이 얼마나 좋으신지

책을 순식간에 읽게되고

의사가 참으로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또한 의사는 육체만 살려내는게 아니라 그 안의 정신까지도 건강하게 만들어줄줄 알아야

정말로 참의사라는 생각도 갖게 한다.

우리 시대 학생들이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만 의사가 되려하지 말고

정말 자신이 사람의 고귀한 목숨을 살려주는 참의사가 되려하는지를 더욱 깊게 고민하고

의사의 길로 들어서길 바란다.

환상 동물 클럽 1

환상 동물 클럽 1 : 마지막 설인 ㅣ 초록도마뱀
알베르토 멜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12년 5월

설인?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화 '미이라 3' 에서 보았던 장면들이었다.

사람이라고 하기엔 좀 짐승에 가까웠지만

이름에 사람인이 들어가니 '눈속에 사는 인간'이란 의미로 지어졌을 것이다.

마지막 설인이라..

그렇다면 설인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전제하에 이 이야기는 펼쳐지는 것인가?

설인을 검색해보니 러시아의 한 지방정부가

시베리아에 설인 예티가 존재한다는 발표를 했다는 내용들이 나왔다.

이 책은 제목에서 나와있듯이 환상 동물 클럽이다.

환상, 그러니까 일반 사람들은 그런 동물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데

누군가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 환상 속의 동물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고

주인공 세 아이가 그들을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실제도 존재 자체가 인정이 안되는 동물을 도우려면

역시나 유령들이 이들에게 임무를 수여하는 스토리 구조이다.

새로 이사온 집에

접근해서는 안되는 장소가 있고

그곳에 사는 유령의 부름을 받고

티벳에 살고 있다는 설인을 도우러 순간이동을 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부모의 뛰어난 소질을 물려받아

언어감각, 동물과 소통하는 능력, 용감함을 각자의 무기로 삼아

희귀동물을 동물원에 가두려는 악당 무리로 부터 설인을 구한다.

그 과정에서 친구와는 우정이 돈독해지고

남매끼리는 형제애가 넘치게 된다.

역시나 사람은 태어난 핏줄과 자라온 환경을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니까.

유령이라든지, 설인이라든지, 능력을 배가 시키는 팔찌 등

환상적인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294페이지짜리 이 책은

글씨 크기나 간간이 등장하는 그림 등으로 볼 때 초등 고학년이 읽으면

푹 빠져들 재미가 있는 책이다.

다음엔 어떤 환상의 동물을 구하러 갈까?

내가 아는건 호수에 산다는 네시, 바다 밑바닥에 산다는 대왕 오징어 정도 밖에 없는데...

이 책이 몇권까지 나오는지 모르지만 나중엔 혹시 백두산 천지 괴물도 나오려나? ^^

책이 되어서 생각해보자구요.

내 이름은 모험을 끝내는 법 - 제5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2012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도서 ㅣ 작은책마을 34
윤아린 외 지음, 이경국 외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5월

책 표지 그림이 아주 재밌다.

두꺼운 책 표지가 바로 모험의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 달린 벽이네.

책상위를 비추는 전등의 전구는 웃고 있는 모양이 참 귀엽고.

무슨 이름이 이렇게 길까?

사람 이름은 아닌것 같고.....

이건 바로 책 이름, 즉 책 제목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책 자신이 하는 말이고.

재활용 수집하는 날

책을 비롯한 폐지를 모아두는 곳을 얼쩡 거리는 것이 나와 비슷한 아이가 있다.

겉모습이 멀쩡하고 재밌어 보이는 책은 주워들어 살펴보는 것이 역시 나와 비슷하다.

헌데 이런.

어쩜! 재밌게 읽고 있는데 하필 결말 부분인 뒷부분이 뜯겨있으면 얼마나 화가날까?

이 책은 자신의 뒷장이 뜯겨 나간걸 아주 창피스럽게 생각하는데

다행히 이 책을 주운 아이는 책을 읽는 것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는지

결말을 멋지게 완성하여 테잎으로 붙여주기까지 한다.

상처난 부분을 치료하여 다시 회복되게 하는 것이다.

대견스러운 아이다.

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하는 이 책을 읽으니

한 번 읽고서 휙 던져버리곤 잊어버리는 것도 책을 슬프게 하는 일임이 느껴진다.

세상에 태어난 물건은 모두다 귀하다.

그 쓰임을 다 할때까지 아.나.바.다. 하자

그게 인간의 도리이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은 두 번째 이야기 '괴물 난동사건의 진실'을 더 좋아했다.

인간을 혼내줄 괴물특공대원 1호도 되고

괴물과 담판을 지을 인간대표 대장도 된 찬승이는 

중재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며 훨씬 성숙했을 것이다.

세계의 자랑 우리의 이종욱

이종욱 - 세계인의 건강을 지킨 국제기구 대표 ㅣ 직업 인물 학습만화 꿈의 멘토 5
최재훈 지음, 코믹팜 그림, 유민경 일러스트 / 웅진주니어 / 2012년 1월

이종욱

최재훈

웅진주니어

직업인물 학습만화로 나온 꿈의 멘토 '이종욱'

이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낯설었던 인물이다.

이분은 바로 대한민국 최초 WHO사무총장을 지낸 의학박사이다.

우리는 지금 'UN 사무총장인 반기문'에 대해서만 많이 들어보았고

그에 대한 여러가지 책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었다.

하지만 이종욱 박사는 반기문 총장보다 빠른 2003년에 국제기구 수장이 되신 분이다.

6.25 전쟁을 겪으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했고

의사가 되어 남들은 가까이 가기 겁내는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았으며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절실했던 소아마비 백신을 최대한으로 보급하여

'백신의 황제' 별명을 얻은 분이다.

WHO 사무총장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자리에 오른 것인데

월세주택에 살면서 조그만 하이브리드차를 타면서

지구를 일곱바퀴 반이나 돌만큼 질병이 발생한 곳엔 언제나 앞장서 달려갔던 분이라 한다.

말로만 가난하고 아픈 사람을 돕겠다 떠벌린 것이 하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보여줌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행동하는 양심'의 본보기가 되어주신 훌륭하신 분이다.

너무도 안타까운 것은 임기를 채 마치기도 전에 과로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훌륭한 인물이 너무 빨리 가신것이 안타깝다.

그의 부인 역시 삶 전체를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들 곁에서 보내는 분이다.

지금은 페루의 빈민촌에서 지역 여성들과 함께 손뜨개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한다.

사진을 보니 너무도 선하게 생기신 분이었다.

아마 하늘나라에서도 몸이 불편한 사람을 바라보며 맘 아파하실 것 같다.

그분의 묘지가 현충원에 있다길래 알아보니 서울이 아니라 대전이라서 안타깝게 가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인 훌륭한 세계 모범시민이다.

이 책은 여러 국제기구에 관해 알기쉽게 설명을 잘 해준다.

유엔, 유엔난민기구, 유네스코, 세계보건기구, 유엔환경계획 등에대한 소개가 있다.

아이들에게 국제기구에서 일할 마음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 시리즈엔 장기려, 오프라 윈프리, 스티브 잡스, 코코 샤넬 등이 있다고 한다.

거미소년 우기부기

거미소년 우기부기 ㅣ 웅진책마을
김경민 지음, 박정섭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1월

요즘 부모가 이혼하거나 재혼하는 경우가 많긴 많나 보다.

이런 내용을 다룬 책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거미소년 우기부기' 역시 엄마가 재혼하면서 겪게되는 초등생의 갈등을 다룬다.

하지만 내용이 무겁지 않고 밝고 경쾌하다.

밤무대 가수 조동필 아저씨와 동생 조민기를 새로운 식구로 받아들여야 하는 진욱이는

만날 누워서 빈둥빈둥 노래만 부르는 새아빠와

뭐든지 엄마 눈에 들려고 모범생 티를 내는 새동생이 전혀 맘에 들지 않다.

우연히 귓속에 들어 온 거미 북이와 우기부기라는 팀을 만들고 새 식구들을 쫓아내기위해 힘을 합친다.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진욱이는 수업시간이나 울적할땐 만화를 그린다.

엄마는 공부는 안한다고 펄쩍뛰지만

다행히도 새아빠는 만화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진욱이에게 응원을 보내준다.

자신도 모르게 새 식구들을 미워했던 맘이 스르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엄마의 사랑이 그리워서 예쁜 짓을 하는 동생을 이해해주기로 한다.

우리 나라는 아직 부계 사회이다.

재혼을 하면 새 아빠의 성을 따라야하는게 관습이다.

진욱이의 밝고 명랑한 성격 덕에 책을 읽는게 재밌었지만 

시골서 올라오신 새 할머니가 진욱이에게 성을 바꿔야한다고 말하는 부분에선 내 가슴도 답답해 졌다.

아빠가 너무도 그리울땐 슬며시 전화도 해보는 아직 어린 나이인데

엄마의 선택에 의해 새로 생긴 아빠의 성을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니

진욱이가 얼마나 맘이 아플까?

유쾌한 가족이니까 앞으로도 서로의 고민들을 좋은 쪽으로 해결해 나가리라 기대되지만

진욱이나 민기가 성장하면서 겪게될 어느정도 내면의 고통들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 더 우애있고 더 강인한 어른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이 책의 그림들은 내용이 더욱 재미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새로 들어오는 식구들을 진욱이의 시각에서 보고 느낀 그대로 표현해준다.

새아빠, 새동생은 착한척 토끼 가면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엉덩이에 악마의 꼬리가 달린 모습으로 그려진다.

엄마는 그 꼬리는 보지 못하고 선한 얼굴의 토끼 가면만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간이 보여주는 진욱이가 그린 여러 컷의 만화들도 재밌다.

그 또래의 남학생이라면 한 번쯤 그려봤음직한 수준과 내용으로 표현되어 친근하다.

거미소년 우기부기~

거미 북이도 잃어버린 엄마를 찾고

진욱이도 새롭게 만들어진 식구들 속에서 진정한 가족애를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