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를 끊으며 어느 때 보다 치열하게 살고 싶은 순간에 코끝까지 다가 온 죽음이 무서웠습니다.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인식하자 그냥 살아 숨쉬는 존재가 아니라, 더 나은 모습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성장한 모습으로 살고 싶은 열망이 생겼습니다.
무조건 피하고 싶은 죽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죽음을 생각할 수록 삶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지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렬함은 옅어졌지만 죽음을 인식한 삶과 그렇지 않았던 과거의 삶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래서, 죽을고비를 넘긴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었고 저 또한 비슷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의 에티켓은 지독할 정도로 생생하고 현실적인 죽음의 과정을 다룹니다.
죽음 이후 육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병원과 장례식장에서 어떤 행정적, 법리적 절차가 진행되는지 아주 덤덤하고 상세하게 묘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품위 있는 죽음'이라는 환상을 깨뜨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