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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구경 ㅣ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18
안선모 지음, 강경수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6년 4월
평점 :
표지가 마치 티라노사우루스 공룡 두 마리가 불을 뿜으며 싸움하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해서 우리 아이들이 보자마자 읽고 싶다며 읽어달랬던 '싸움구경'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는데 아이들도
본능적으로
그걸 아는가봐요^^
하여간 저도 무슨 싸움일지 궁금해하면서 아이들과 같이 읽어
나갔답니다.

저는 뒷표지부터 먼저 보는 경향이
있어서...
'우리는 정말 괜찮은데, 어른들은 왜 그럴까요?'
라는 이야기를 보니 대충 짐작은 오지만, 정확하게 어떤 내용일지 다시 또
궁금해지네요.

이 책은 안선모
선생님이 쓰신 책인데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계시면서 많은 책을 쓰셨네요.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보면서 쓰신 책들이라 아이들이 많은 공감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은 강경수라는 분이 그리셨는데, 원래는 만화를
그리다가 어린이책의 매력에 빠져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네요.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2011년 볼로냐아동도서전 논픽션 부문 라가치상 우수상을
받으신 분이기도 하네요.
아이들과 얼마전에 <거짓말 같은 이야기> 읽었는데 이 분
그림이었군요.

이야기는 두 아이로부터
시작됩니다.
유민이와 시우. 이 둘은 아주아주 단짝이지요.
유민이는 소위 말하는 어른들 눈에는 말썽꾸러기인 친구이지만 시우 눈에는 한없이 고맙고
재밌고
아는 것 많은 단짝 친구입니다.
시우는 누가 봐도 모범생 스타일의 관심 많이 받고 자란 아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아이지만, 아이들은 둘이 노는 게 너무 재밌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유민이가 장풍을 가르쳐 준다며 놀다가 시우가 장풍에 날아가는 역할을
하다가
혼자 넘어져서 얼굴이 저렇게 부어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말썽꾸러기 유민이 말은 믿어주지 않지요.
시우도 아니라고 이야기하려고 해도 주위에서 믿어주지 않자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그리고 시우 엄마가 시우 얼굴을 보고 폭발!
유민이네 집에 전화를 걸어 마구마구 소리를 지릅니다. 그 반응에 화가 난 유민이 엄마도
같이...
그렇게 전화로 싸우는 모습을 본 유민이와 시우.
둘이 몰래 만나 놀면서 엄마들이 싸우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놀이를 하고
놉니다.
아이들은 그런 것마저 놀이가 된다니...^^

어쨌건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싸움이 두 가족이
우연히 고깃집에서 만나게 되면서
서로 얼굴 보며 민망해하면서 끝이 납니다.
아이들은 너무나 즐겁게 우린 괜찮다며, 정말 친하다며 잘 노는 모습에 모두들 할 말이 없어진
거죠.

간단하게 큰 줄기만 보면 이런
이야기랍니다.
물론 중간중간 재미있는 그림도 많고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아이들도 내내 다시 읽어달라는
책이랍니다.
읽으면서 먼저 어른들의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유민이가 공부를 잘 못하고, 활발하다고 해서 모든 게 안 좋은 아이일 거라는 편견을 가진
어른들.
아이의 눈으로만 보면 좋은 점도 아주 많은 아이인데 말이에요.
우리도 알게 모르게 이런 눈으로 다른 집 자식들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른들 간의 싸움. 아이들에겐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면서 우리 어른들은 과연
서로를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곱씹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저도 작년 비슷한 일을 겪은 경험이 있기에 남 일 같아 보이지 않았던
'싸움구경'
아들이 친구 손톱에 얼굴이 심하게 긁혀왔는데 상대편 부모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대응하는
바람에
어찌나 화가 났던지요.
그래도 친한 친구인지라 그냥 치료비도 안 받고 그냥 조용히 넘어갔는데,
그 당시엔 분하고 억울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옳지 못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줄 뻔 했으니까 말이에요.
아이들에겐 자신들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친구의 이야기라 공감이 갈
테고,
어른들에겐 또 한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싸움구경'
아이들을 이해하는 눈이 한 번 더 넓어지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