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키큰하늘 2
이혜령 지음, 전명진 그림 / 잇츠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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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동피랑 마을이 떠오르는 알록달록 예쁜 마을에

혹등고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한 소년이 그려진 표지가

책을 받자마자 마음을 혹하게 했다.

그리고 이 주인공 소년이 들려줄 이야기는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열두 살 생일이 되면 아빠가 올 거라고 믿고 있는 도근이.

도근이는 할머니랑 함께 살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웃는

그리고 어른들에게 칭찬듣는 착한 소년이다.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도근이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에 도근이는

아이들에게 아빠에게 들은 혹등고래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가 올 때가 다 되었다고 기대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열두 살 생일에 아빠는 오지 못했다.

아빠가 보낸 편지와 선물만 도착하고, 도근이와 함께 도근이 아버지를

바다를 모험하는 멋진 모험왕으로 알고 있는 친구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도근이는 아빠와 함께 약속한 게 있었다.

잠수왕이 되겠다고...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 잠수왕으로 통할 정도로

잠수를 잘 한다.

아빠가 그런 잠수를 가르쳐줬던 추억을 곱씹으며 사는 도근이.

그런 도근이가 못마땅한 친구가 하나 있다.

구두 수선을 하는 아버지가 부끄러운 찬영이다.

원래는 친한 사이였지만 도근이가 찬영이 아버지가 구두 수선을 한다는 것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난 뒤 찬영이는 도근이가 영 못 마땅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 도근이가 물감을 빌려달라고 할 때도

물감도 안 빌려주고, 괜히 심술만 내는 아이였다.

 


아무튼 그런 도근이에게 위기가 닥쳐온다.

할머니가 편찮으신 것.

학교에 있는데 할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있게 된 도근이는 지난 번 그린 그림 때문에 상장을 받게 된다.

도근이가 병원에 있기에 그 상장을 찬영이에게 갖다 주라고 하는데,

찬영이는 심술에 상을 받아는 왔으나 가져다 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다가 도근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렇게 기다리던 아빠가 돌아오신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새겨진 낙서.

도근이 아버지는 감옥에 있다는 낙서였다.

생각지도 못한 도근이는 충격을 받고, 그 낙서의 주인공이 찬영이 일 거라

생각하며 달려가 찬영이를 치고 마는데...


마지막 결말은 스포가 되기에 여러분들이 꼭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남겨둔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혹등고래가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떠올라서

신비한 느낌 속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왠지 고래라고 하면 뭔가 떠오르는 신비한 느낌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림과 글로 참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 마지막에 아버지가 감옥에 있다는 게 밝혀질 때는 오히려 너무 충격적이기도 했다.

신비하고 환상적인 이야기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그 곳. 감옥.

아마 이야기 속 도근이의 충격도 독자인 내가 느끼는 충격과 똑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툴툴 거리면서 도근이를 미워하지만 그래도

가장 힘들 때 옆에서 도근이를 지켜 준 찬영이는 요즘 말로 정말

'츤데레'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로웠고,

아이의 입장과 아버지의 입장, 친구의 입장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책이어서 더욱 좋았다.

한편으론 나도 이런 주인공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줘서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부러움도 갖게 된 책.

2018년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수상작이면서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부디 도근이가 아버지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길 응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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