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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항상 하는 말들,

"어머 이건 내 취향이야!"

"이건 내 취향이 아니야!"

 

도대체 취향이란게 무엇일까요?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단어가 어느날 갑자기 생소해졌습니다.

그래서 골라보게 된 도서 "취향"

 

 

지식너머의 도서 "취향"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물건들을 도대체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고,

그 물건들은 우리의 취향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 건축가, 포토그래퍼를 포함한 11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물건을 통해 취향을 이야기 해주는 이 책은,

김선미 작가와 장민 작가의 유려한 글솜씨까지 더해져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택배를 풀자마자 나타난 산뜻한 풀색과 오렌지색상의
복고적인 표지 디자인은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책 표지 날개에 있는 지은이 김선미, 장 민 작가의 설명입니다.
책을 받자마자 왠지모르는 갈증으로 허겁지겁 내용을 읽었더랬습니다.
디자이너들의 취향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책 답게,
색감있고, 깔끔한 속지의 디자인에 반하고,
솔직히 잘 몰랐던 11명의 크리에이터들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리고 취향이라는 책을 더욱 탐독하게 했던 것은
깔끔한 문체와 자꾸 생각을 환기하게 만드는 글솜씨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책날개의 지은이 소개로 다시 넘어왔습니다.
한때 나에게 센세이셔널한 문화적 충격을 주었던 TTL 매거진의 에디터였던 두 작가의 이력을 읽으면서,
"역시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작가의 다른 저서도 읽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본문으로 돌아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취향"이란 것은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이 오롯이 본인이 선택하고 결정한 의사표현인지,

아니면 일상속에 흐르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생성된 '트렌드'에 의해 결정된 행위인지 구분이 모호해진 시점입니다.

김선미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런 회색 취향의 시대에, 이 모든 것에 앞서 디자이너들이 조금 더 선명한 취향과 맥락 있는 심미안을 지녔으면 하는 바람'과

'나만의 기준이 반영된 일관된 태도로 단단하게 삶 전반을 구축한 진정한 취향' 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11명의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취향을 말해주는 물건들은

디자인 체어부터 만년필, 회중시계, 1900년대 백화점 카달로그 등 생각보다 다양하고 독특했습니다.
또한 왜 그 물건이 자신의 취향을 대변하는 지에 대한 인터뷰는
그들의 일생을 관철하는 분명한 태도와 삶과 사회에 대한 생각들을 볼 수 있기에
다큐멘터리 영화와 철학서적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어렵고 머리아픈 것이 아니라 무척이나 매력적인 느낌으로요.ㅋㅋㅋ)
 


도서 "취향"의 내부의 잡지같은 비주얼의 모습입니다.
​충분히 간격을 잘 준 본문과 사진들의 배치는
시각적으로 편안하면서도 즐거움을 보태줍니다.​
취향을 읽고 나니...
꽤나 스스로 취향이 확고하다 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과연 나는, 나의 취향을 책 안의 내용처럼 과연 정리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취향이라는 것이 쉽게 정의 할 수는 없는 것이라지만,
취향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나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나의 삶에 대한 태도를 나타내주는 지표라고 생각했을 때,
과연 나는 나를 대표할 수 있는 취향이 있는지에 대해 반문해 보게 됩니다.
 



11명의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이야기가 끝을 맺고나면,
본문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브랜드, 제품, 디자이너, 작가 들에 대한 사전이 있습니다.
읽다보면 "도대체 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했던 단어들에 대한
설명을 뒤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호기심이 채워지는 즐거움을 느꼈달까요.
지식의 폭이 한층 더 넓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 민 작가의 에필로그를 읽으며,
무릎을 치며 웃었습니다.
"아, 그러니까 도대체 취향이라는 게 뭐냐고!" 라는 외침이
이 책이 얼마나 공들여, 쉽지않게 씌여졌는지 얘기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줄의 지지와 격려에 열심히 나의 취향을 발현해 보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취향이란 각 개인을 보다 공식적으로, 그러나 살짝 은밀하게 알 수 있는

채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로 단정 짓기 어렵고, 언어로 풀어내기엔 더더욱 어려운 "취향"의 의미를

여러 유수의 크리에이터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물건"을 통해 알아본 도서 <취향>은

예술과 ​삶에 대해 철학서와 수필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술해주고 있었습니다.

저를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보게 해줬던, 그리고 타인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깨닫게 해줬던,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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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4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4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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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모교에서 조교생활을 할 때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이신 김난도 교수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그때 강당이 미어터지게 모여들어 특강을 듣던 후배들을 기억한다.

나는 근무 중이어서 안타깝게 참여하지 못했지만,

특강을 듣기위해 담당수업의 교수님께 휴강까지도 부탁했던 열혈 청년들...

이제 나는 청춘이라고 하기에 조금 올드하지 않나 싶지만,

아직도 아프므로 청춘이라며 꽤 많은 위로를 받았던 터라,

우리나라의 대표 트렌드 분석가인 김난도 교수가 추려놓은 2014년 한국의 트렌드를

무척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 본다.

 

 

 

 

대한민국의 한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마케팅추천도서 답게,

트렌드 코리아 2014는 무척 트렌디한 북디자인을 추구한다.

그 해의 12간지에서 영감을 얻어 키워드를 추출하고 선정하고 꾸민 이 솜씨는 가히 예술이라 말해본다.

갑오(甲午)년의 의미인 '푸른 말', 청마의 해 2014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한국의 소비시장을 형성할 것인가?

저자 김난도 교수가 서문에 풀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4에 대한 소개를 읽다 보면

단서에 단서를 더하는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마케팅추천도서가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다니!

 

 

 

 

서문에는 트렌드 코리아 2014 의 2014년의 키워드,

말과 다크 호스, 테마색상인 파랑, 특히 인디고 블루에 대한

용어설명부터 선정하게된 의미,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래동화처럼 이어진다.

마지막엔 다크호스라는 키워드에 희망을 담은 바람까지!!

 

 

 

 

트렌드 코리아 2014는

서문,

2014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1부 2013년 소비트렌드 회고, 2부 2014년 소비트렌드 전망, 미주, 부록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4 의 2014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DARK HORSES

다크 호스의 앞 글자로 시작한다.

 

1부 2013년 소비트렌드 회고

2013년은 계사년 뱀의 해에 답게

키워드는 COBRA TWIST(코브라 트위스트)

1부 2013년 소비트렌드를 회고하는 장을 읽으면서,

내가 이런 2013년을 살았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회, 정치, 문화, 경제 등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가장 핫했던 트렌드에 대한 정리는

내 주위에서, 내 스스로가 속한 트렌드였고, 또 어떤 부분은 전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줬다.

어찌보면 굉장히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무척 전문적으로 기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이야기해주듯, 존경하는 은사의 따뜻한 이야기를 듣는 듯 읽히는 진기한 경험을 하였다.

 

2013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COBRA TWIST

저 작명센스는 가히 시(詩)적이지 않은가?

 

 

되새기고 다시한번 보기위해 표시를 하기 시작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 그냥 통째로 몇번을 정독해야할 판!!!

다양한 용어의 개념과 신조어 들을 새로 배우고 익히니 너무 재밌었다.

미주에 정리가 되어 있듯이 챕터별로 여러 신문의 기사들이 반영되어 있는 연구서이므로,

1년치 중요한 신문의 헤드라인의 액기스를 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부의 마지막 부분에 정리된 신조어로 돌아본 2013은

아는 단어가 반, 처음 들어본 단어가 반!

2014년에는 트렌드 코리아 2104를 읽으며 조금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기로 결심해본다.

읽다보니 빵터지는 신조어도 몇개 발견!

의란성 쌍둥이, 쿨톤병, 페이크패션, 하이브리드라면 조리법, 병헌컨데, 손이얼, 알바추노 등등 ㅋㅋㅋㅋㅋㅋㅋ

궁금하면 읽어보기~★

 

 

이제 드디어 2부 2014년 소비트렌드 전망에 들어간다.

대망의 DARK HORSES!

 

트렌드 코리아 2014의 DARK 부분!

2014년의 전반적인 경제, 나라살림, 행정, 제도, IT, 기술, 문화, 생활 등에 대한 전망과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며 다크호스처럼 치고 나가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필두로

스웨그부터 몸(身), 초니치, 키디 40's 의 키워드를 풀이한다.



 

그 다음은 HORSES!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판(platform)', 재해석(reboot), 우연(surprise), 관음, 돌직구 등의 키워드!

아! 모두다 너무 깨알같다.

다가올 한해의 한국사회의 변화를 명쾌하게 짚어내 주는 트렌드 코리아 2014를 읽어보니

왜 마케팅추천도서 임에도 사기업, 자영업, 공기업 등의 관리자 뿐만 아니라,

면접과 논술을 준비하는 취준생이나 수험생들의 필독서가 되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

한국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을 물론 마케팅과 비즈니스 차원에서 풀어놓은 연구서이지만,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 전혀 무리없고 부담없다는 생각이다.

쉬운책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친절한 설명들과 다양한 시각자료를 첨부!

트렌디하게 집필하였기에 신선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여러가지 인상깊었던 부분이 많지만,

마지막의 돌직구 장에 대해 한장!

공감형 직구, 비방형 직구, 폭로형 직구에 대하여!








엄청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수집, 참고하고, 다양한 분야의 다수의 집필진이 참여해

이루어진 트렌드 코리아 2014!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트렌드 코리아 2015를 준비하기 위해

<Trenders '날' 2015> 와 <트렌드 코리아 2015>사례의 모집공고가 실려있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마케팅추천도서를 읽으며 힐링이 되었다고 하면

뭔가 어울리지 않아보이겠지만,

나는 서문의 김난도 교수의 바람처럼

2014년 대한민국의 모든 다크호스들이 멋진 갈기를 휘날리며

힘찬 말발굽소리를 내어주길 바란다.

그 다크호스 중에 한명이 내가 될 수 있기를 또한 바래본다.

약 2년치 분량의 트렌드 정보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새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만나 듯, 힘찬 마음가짐까지도 가질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 2014, 추천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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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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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미발표 소설과 수필이 수록된 노란집.
 
책이 참 아담하고, 곱다.
 
아치울의 노란집은 가보지 않았어도 그려질만큼,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고운색감에 얼른 읽고 싶어 좀이 쑤셨다.

 

"내 나이에 6자가 들어있을 때까지만 해도 촌철살인의 언어를 꿈꿨지만
요즈음 들어 나도 모르게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글을 소망하게 되었다."

 

박완서 작가님의 큰따님이신 호원숙 님의 서문으로 시작하는 노란집은
서문자체도 너무나 시적이어서, 호원숙님을 검색해 보았는데,
수필가, 전 기자라는 프로필에....역시 그랬군 싶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는,
이러한 정감있고 토속적인 한국소설을 너무 간만에 접하여,

진짜 속안좋을때 먹고 싶은 맑은 된장국에 밥말아 먹는 따뜻한 느낌...
 
어찌나 맛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려운 내용이라 천천히 읽히는 것이 아닌,

찰지고 맛나서 계속 맛보느라 더디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사이사이 포함된 삽화까지 정말 소장용으로 그만이다.

 

나는 박완서 작가님의 삶을 살아내는 자세를 보고,

나이듦에 대해 얼마나 찬사를 보냈는지 모른다.
재기발랄하기도 예리하기도, 섬세할때도, 투박할때도 있는 이 모든 표현들이
오랜 지혜가 성숙된 현자처럼 따뜻하게 슬기롭게 곁에 다가오니
여태껏 텅 비어있던 속이 들어차는 느낌이다.


나는 특히 수필양식을 좋아하는데,
2장 부터 박완서 작가님이 해주시는 이야기는
 꼭  할머니나 외할머니가 도란도란 말해주시는것 같다.
이 노란집은 어지간한 힐링도서보다 훨씬 힐링이 된다.
 할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해주시는 말씀처럼

좋은 사람이 되어라. 어진사람이 되어라....!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큰 배움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아치울의 노란집으로 옮겨와서 보이는

소소한 풍경과 옛 추억에 대한 이야기가 정겹고 낭만적이다.

왕년의 글솜씨에 따뜻하고 어진 마음으로 사회에 일러주는 따끔한 한마디!
IMF때의 어려움과 같은 지금의 경기침체를 견딜 수 있다는 희망의 글.
힘들고 힘들때 그것도 버텨내지 못하냐는 채찍질이 아닌~
 우린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말이 필요했는데,
우린 저력이 있으니까~! 힘을 내야한다~!는 굳센 응원에

코끝이 찡해지며 버틸수 있을것이다라는 생각이 나에게 너무 큰 위로가 되었다.
 
삶을 사랑하라는, 삶을 사랑했다는 지고지순한 이야기들,
 전쟁을 겪었던 마음, 실향민의 이야기, 어릴적 겨울 풍경이야기,
 삶을 살면서 겪었던 여러 이야기들이 잔잔하다.
 
그리 길지 않은 호흡의 글 묶음,
 정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노란집 광고에 있던 출근길에, 퇴근길에, 짬짬히

읽을 수 있다는 말 정말 공감한다.
 

아름답고 쫀득한 문체가 얼마나 정겹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박완서 작가께서 소망하셨던 대로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글들.
 
이 가을에, 조금더 스산한 늦가을에,

이제 추울 겨울에, 시집처럼 옆에 끼고 계속 보고 싶다.
  
좋은 책을 만나고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다시 되짚어보고, 느끼고
 하는 시간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좋았다.
  
많은 분들이 이 따뜻함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완전 추천의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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