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이 능력이다 - 30초 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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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드라마를 본 후의 감상 따위를 이야기로 나누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왜 사람들은 연예인의 가쉽따위로 인생을 허비하는가 우리는 토론을 해야한다"


등의 고차원적(?) 생각을 가지고있는 덕분에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이 많은 사람이 훑어보면 좋은 책이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연예계 가쉽의 가치를 낮게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예계 가쉽의 폭력성을 간과하면서까지 사람들이 그것에 얽매이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도 훑어보면 좋은 책이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으로,

  반대로 기를 쓰고 읽을 필요는 적은 책이다.


'유해유익'한 논의가 아니라 '백해무익'하지도못한 '무해무익'한 잡담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그것의 '무해무익'한 성격 그 자체에 있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야말로 잡담의 가장 큰 장점인 것이다. 그것이 나타내는 의미는 "나는 당신에게 어떤 해를 끼칠 의도가 없습니다"에 있다. 즉, 잡담의 내용은 상관이 없다. '잡담'이라는 정체성이 핵심이다.


효율이나 생산성과 같은 말과는 억만년 떨어진 이런 행위가 어째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일까? 이것은 비자연적인 것처럼 보이고 현대사회에서 파생된 어떤 불순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잡담 같은 무해무익한-아무런 생산도 해내지못하는 행위로 관계의 물꼬를 트는 행위는 우리가 유인원이던 시절부터 내려온 자연적인 행위이다.


좀더 이론적인 근거에 대해 고민해보고싶다면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없는 원숭이' 중 몸손질 편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그 책 또한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지만,

  기를 쓰고 읽을 필요는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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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영화 속의 두뇌전쟁사 1 - 백인SF에서 제국일본까지 괴수영화 속의 두뇌전쟁사 1
최석진 지음 / 그노시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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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을 한두 해 써온 저자도 아니니, 온갖 드립과 잡지식이 사이사이 난무하는 글쓰기야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봐야겠지만.. 편집이 너무 난삽해서 '아예 편집이라는 것 자체를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내용 이전에 편집이 너무 난삽해서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괄호의 사용이 너무 잦다. 문장 중간중간 괄호가 끼어드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이다.

(1) 한글표기된 단어의 원어표기를 보충하는 경우
(2) 단어나 문장의 의미에 대한 설명 및 해설
(3) 상대적으로 가벼운 드립성 의견 표출

(1)의 경우는 어쩔 수 없더라도 (2)와 (3)은 문장의 길이 자체가 길기 때문에 독서 자체를 저자 스스로 방해하는 수준이다. 이정도 길이의 보충들은 각주로 페이지 하단으로 빼놓거나 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마치 저자가 작성한 원고를 그대로 실어놓은 듯한 인상이다.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종 구조물이나 조각의 사진들을 저자의 위트있는 해석과 함께 곳곳에 실어놓은 것도 나름 재미는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너무 많아서 오히려 각각의 사진들이 힘을 잃고있다(심지어 몇몇은 기발함과도 거리가 멀고 본문의 내용에 힘을 실어주지도 못한다). 그냥 한 챕터당 한 장 정도의 사진만 실어서, 결말부에서 장 전체의 인상을 확고히 해주는 정도가 좋았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이사이에 강박적인 그림 삽입이 필요한건 출판물의 경우가 아니라, 소위 '스크롤의 압박'에 대한 피로부터 느끼는 인터넷환경의 경우이다. 책은 '짤방'이 필요없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 일반적으로 본문이 끝난 뒤에 나오는 참고문헌과 작품목록이 목차와 본문의 사이에 위치한 걸 보고서는 '특이하구나' 생각했었는데.. 이런 식으로 저자의 말을 듣는걸 끊임없이 방해하는 본문의 편집을 보다보니, 그런 배치는 특이함을 의도한게 아니라 일반적인 편집순서를 몰라서 그랬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마치 저자가 준비한 것을 모조리 다 싣기라도 한것처럼 본문까지 한켠으로 밀어내가며 과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진들, 문장을 끊임없이 방해하며 기능의 구분 없이 본문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괄호 속 문장들, 심지어 괄호로도 통일되지 않은채 문장의 중간중간 별도의 다른 부호들로 삽입돼있는 문장들... 각 장(chapter)말미에 있는 '이 장의 핵심 키워드 : 정리' 박스들은 본문과 종이 한 페이지 이상(거의 두 페이지)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서, 마치 다음 장(chpater)의 표지처럼 보일 정도이다.

이 모든, 그러니까 저자의 원고가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돕기는 커녕 방해하거나 방치돼있는 편집요소들을 살펴보다 보면, 이 책은 편집인과 편집이라는 필터를 전혀 거치지않은 것처럼 보인다. 마치 저자가 작성한 원고가 바로 인쇄소로 넘어가 바로 출판돼 시중에 깔린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마치 자비출판물 처럼 보인다.


물론 설령 이 책이 자비출판이라 하더라도 그건 문제될 것 없다. 책등에 있는 삼족오를 활용한 위트 넘치는 로고처럼, 요소요소는 분명 흥미로운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이 평범하게 괴수영화의 역사적인 사실관계나 일반적인 분석을 늘어놓는 내용이 아니라, 특정한 타겟에 종구를 겨눈채 특이한 시각으로 괴수영화들을 분석해놓은, 일반적인 선입견으로 편하게 읽기는 힘든 내용인걸 생각해보면... 이러한 편집(혹은 편집이 없다는 점)은 저자의 의도에 다가가는 과정에 장애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 안타깝다. 음식점 손님 입장에서는 입구가 일반적인 법칙을 따르지않고 특이하게 생겨서 통과하기도 힘든 와중에 거미줄까지 가득한 가게라면, 그 가게가 특별히 맛있거나 유명하지 않은 이상 그런 가게는 그냥 지나치는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전혀 예상치못한, 내용 이전에 물리적으로 초보적인 단계에서 실수가 많은 책이었다.


한국에 괴수영화 붐이 일어나고, 지금 나와있는 출간본의 내용을 한 권으로 합쳐서 전문편집인이 개입된 기초적인 편집 과정을 거쳐서 새로 개정판을 낸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널리 알려지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괴수영화는 이른바 본토라고 불리는 곳들에서도 마이너한 시장이다. 그런고로.. 이 책이 제대로된 편집과정을 가쳐 개정판으로 재출간될 날은 오지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깝다.

(저자가 편집인으로서의 경력도 있어서 이런 상황에 의아할 수도 있지만.. 자기 책 자기가 편집까지 해서 내는 작가는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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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4 : 보급판 (6disc) - 한국어 더빙 / 자막 수록
데이빗 테넌트 외 출연 / BBC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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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닥터의 마지막 시즌이다.

 

마사도 도나도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는 컴패니언이기도 하고

어떤 의미에선 로즈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처음'을 함께 했다는 특별함 때문일까?

그 어느 쪽도 로즈보다는 비중이 적게 느껴진다. 팬에게나 닥터에게나...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은 9대와 10대를 걸쳐온

뉴시즌 초반 '사가saga'의 마지막이라는 느낌이다.

 

아직 10대닥터의 마지막 스페셜들이 남아있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음 시즌부터는 등장인물, 분위기 모든게 바뀌게 되기 때문에..

 

화질도 더 좋고 좀 더 '우주'라는 느낌이 강해진

11대닥터의 지금 시즌들을 좋아하면서도

 

9대/10대닥터 세계관(?)의 마지막인 시즌4는 볼때마다 슬픈 마음이 든다.

 

 

 

 

KBS 측에서 스페셜DVD도 출시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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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3 : 보급판 (6disc) - 한국어 더빙 / 자막 수록
데이빗 테넌트 외 출연 / BBC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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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구매가 쉽다. 기존에 일부 예약자들만을 상대로 판매한 한정판과 달리 알라딘에서 구매하는게 가능하다.

 

- 기존 한정판과 디스크 구성이 동일하다. 이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존 한정판 구매자들을 배려하느라 고의적으로 다운그레이드할 가능성도 있었던터라 뭣보다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 더빙이 함께 실려있다. 더빙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수 있으나 더빙을 이미 해둔 작품이라면 DVD에 더빙이 실리는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다.

 

 

단점

 

-인터내셔널(수출용)버젼으로 수록돼있다. 이건 단점이라기 보다는 그냥 어쩔 수 없는 문제로 보이는데, 여튼 이와 관련해 마지막회의 경우엔 (진행에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지만) 일부 장면이 편집돼있다.

 

- 시즌3의 경우 마지막회만 4:3 비율이다. 이것도 인터내셔널버젼을 쓸 수 밖에 없는 사정과 관련있다는데, 이건 좀 치명적인 단점이다. 정품으로 DVD를 구입했고, 인터내셔널 버젼임을 감안할 수 있는 입장의 팬이라 하더라도 결국 불법다운로드에 손을 뻗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 코멘터리가 번역돼있지 않다. 이것도 한정판과 마찬가지인데.. 시즌1, 2 DVD가 미수다 애나벨이 감수해서 코멘터리 번역이 성실히돼있던 것과 반대로, 시즌3, 4는 코멘터리의 경우 자막이 없다. 대본이 존재하고 이미 방영당시 어느 정도 번역도 끝난 본편과 달리, 코멘터리는 따로 트랜스크립트를 작성해서 번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건 알지만, 시즌1, 2 DVD가 충실하게 번역을 했던 것에 비해 너무 아쉬운 선택이다.

 

- 더빙판의 음향의 질이 원판에 비해 차이가 심하다. 몇몇 에피소드는 좌우채널의 밸런스가 안 맞는다거나, 본편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며 주제가가 흘러나올땐 중간에 더빙판 음향이 꺼지고 원판 음향으로 전환되면서 음량이나 음질이 갑작스럽게 바뀌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전반적으로 뭔가 들쑥날쑥한 느낌.

 

- 상기 단점들은 기존 한정판과 동일한 단점들로, 보급판의 단점을 적어보자면..

 

- 일단 표지 외엔 아무런 종이(?)가 들어있지않다. 하다못해 닥터후에 대한 간략한 소개라도 적은거 한장이라도 들어있다면 덜 허전할텐데, 정말로 '디스크만' 들어있다.

 

- 케이스가 너무 약하다. 시즌3 마지막회의 4:3 비율문제는 KBS로서도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라 하더라도, 케이스 내구성 문제는 KBS에서 충분히 신경쓸 수 있는 부분이다. 이거야말로 기존 한정판과 차등을 두기위해 고의적으로 다운그레이드한 요소로 보이는데, 기존 한정판 구매자들을 애매하게 배려하느니 차라리 가격이 천원 더 오르는 한이 있더라도 튼튼한 케이스를 선택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

 

 

결론

 

어쩌다보니 단점을 길게 적게됐는데,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분명 소장할만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노력을 들이면 신경쓸 수 있었던 부분들을 신경쓰지 않아서 아쉽다.

 

단순히 신경을 안 쓴 상황이라기 보다... 이미 예약 형식으로 900명 미만의 예약구매자들에게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시즌3, 4 DVD를 판매해버린 상황에서, 보급판이라는 이름으로 정식출시하는 이번 DVD가 기존한정판 보다 나아지는 것을 무조건 피한 상황으로 보여져서 더욱 아쉽다.

 

케이스의 내구성 문제도 그렇지만, 더빙판 음향의 질 문제나 코멘터리 번역 같은 문제는 보급판 출시를 미루더라도 신경을 쓰면 충분히 원판과 비슷한 수준의 음향, 그리고 시즌1,2 DVD처럼 충실히 번역된 코멘터리를 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기존 한정판 구매자들이 닥터후의 실질적인 국내 코어팬들이라 그들을 신경쓸 수 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구매 시장에 대한 확신도 없이 제작한 1000개 미만의 프로토타입에 꼭 매달려야만 했을까?

 

시간을 좀 더 들여서 시즌1, 2 DVD만큼 충실하게 내놨더라면, 이미 한정판을 구입한 기존팬들 역시 아쉬움을 토로하기보단 새로나온 보급판을 따로 구매하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구매를 추천할 수가 있지 않았을까 한다.

 

차후 시즌5, 6 DVD가 나온다면, 부디 출시일이 늦어지더라도 더빙 음향 문제나 코멘터리 번역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불법다운로드로 DVD보다 더 나은 화질의 동영상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DVD라면 DVD만의 정상적인 메리트를 지닐 수 있어야 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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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 상
꼬마비.노마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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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장편만화가 큼직큼직한 컷을 통해 영화 프레임을 연상케하는 진행을 보여준다면, 4컷만화의 외향을 차용한 이 만화는 영화적이기 보다는 연극적이다.

 

마치 고바우 영감 같은 시사만화를 보는 것처럼 내레이션의 의존도가 높고, 작은 컷의 특성상 역동적이기 보다는 정적이다. 많은 배경전환이 있기 보다는 한두 개의 오브제에 의존한 배경구성은 마치 무대 뒤에 세워진 세트를 보는 것 같다.

 

물론 실제 연극에 비해 장면전환의 템포가 빨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영화적이기 보다는 연극적인 이 만화는 '외향'적이기 보다는 '내향'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살인마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듯한 전개는 다른 장편만화들과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철저하게 기호에 가까운 그림체 또한 등장인물과 독자 간의 외형적인 차이-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우리들이 좀 더 이야기 속에 감정이입하도록 만든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해서 기대 중이다. 하지만 '내면'보다는 '외면'적인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 영화의 특성상 좀 더 조심하지 않으면 단순한 사이코패스 스릴러가 돼버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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