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회전 세계문학의 숲 6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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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번역 모두 민ㅇㅇ 보다 낫다. '나사의회전'의 가치에 대한 의심을 없애줬다. 민ㅇㅇ과 장면의 해석 자체가 다른 느낌. 두 역자 모두 미국박사에 영문학교수인데 국어감성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의 차이가 이렇게 크구나 싶다. 시공사판이 물론 후자다. 헨리 제임스 서문을 실은 것도 득점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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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2
헨리 제임스 지음, 최경도 옮김 / 민음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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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제임스 학회장까지 맡은 경력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오독은 않았으리라. 그러나 번역은 전문번역가가 하고 교수님은 감수를 봐야했던게 아닐까 싶다. "괴이한 자유의 기운" 시공사가 "기묘한 자유분방함"이라고 옮긴 단어를 민음사는 이렇게 옮겼다. 오독과 오역 이전에 '국어 감성'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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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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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리뷰 제목이 다 말해준다. 출판사에는 미안하지만 농담이 아니다. 정말로 그랬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리뷰는 이 책을 욕하기 위한 리뷰가 아니다.


 야마구치 마유는 학창시절 동아리 부원을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책을 여러 번 읽게 됐다고 한다. 공부법을 개발했다기 보다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공부 방법을 설명하는 경험을 토대로 사후에 정리한 것이 바로 <7번 읽기 공부법>이다.


 엄밀히 말해 다른 독서법 책들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야마구치 마유 자신도 처음부터 정리하면서 공부법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토대로 공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 다른 책들과 겹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야마구치 마유를 비롯해 다른 독서법 책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의 종류는 정해져 있다. - 일반적으로 소설처럼 특정한 내러티브를 지닌 책은 빨리 읽을 수 없는 책에 속한다. 많은 독서법 책들처럼 야마구치 마유도 비슷한 이야기를 '7번 읽기에 적합한 참고서가 있다'는 말로 정리하고 있다.


 2) 부담감을 줄이고 전체를 관망해야 한다. - 가야할 길을 어느 정도 파악한 다음 부분부분 눈에 들어오는 것들 위주로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을 여러번 거친다. 흔히 목차부터 읽어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야마구치 마유의 7번 읽기 공부법도 비슷한 과정이다. 세부적으로 정리한 것이 다른 정도이다. 7번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겹치는 다른 일본저자의 독서법 책도 있는데 야마구치 마유가 해당 책을 참고했을 수도 있다.


 그외 특별한 점은 없다. 일반적인 자기계발 서적들이 그렇듯이 핵심이 되는 내용이 있고 그 앞뒤로 저자의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사례들이 있다.


 다만 한 가지 생각해봐야할 부분이 있다. 일본어의 경우 명사들은 모두 한자어이기 때문에 스치듯이 봐도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단어'들은 상대적으로 빼곡하게 인쇄 돼있기 마련이다. 한글은 그렇지 않다. 한글은 영어 알파벳 보다는 빼곡하고 일본어와 달리 단어끼리 획수가 비슷하다. 이 부분을 염두하지 않고 해외저자들의 독서법 책들을 기준으로 삼으면 책을 빨리 읽는게 왠지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리뷰는 책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다. 이런 책들의 가치는 내용과 더불어 저자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그 경험을 접하기 위해 지불하는 만원 가량의 책값이 비싸냐 안 비싸냐는 순전히 소비자 개개인이 파악해야 할 점이다.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공부는 잘 안 되는 것 같고.. 그럴때 자신을 도닥여줄 수 있는 것은 먼저 앞길을 간 사람들이 전해주는 경험담이다. 평생 한 권의 책만 떠받들고 살 것처럼 세월의 체에 걸러진 고전 명작들만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않고 수십 권의 책을 읽은 다음 공통점만을 추려서 적당히 온갖 자기계발 서적을 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공부법, 독서법, 책쓰기 등 이런저런 이름을 붙이지만 결국 "자신감 가지기" 한 마디로 귀결되는 강의 활동을 주로한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야마구치 마유는 스스로 실천한 경험을 책으로 낸 양심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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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여자 - 여자 몸에 대한 연구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이경식 외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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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간 뒤의 이루어지는 마케팅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의 일환인 책의 디자인과 타이틀에 관한 아쉬움이다

 

 <벌거벗은 여자>로 번역된 <The Naked Woman>은, 우리말로 <털없는 원숭이>라고 번역돼 널리 읽힌 <The Naked Ape>의 후속작 중 하나이다. 일반 독자 중에도 나름 알려진 사실이며 번역자도 후기에서 밝히고 있는 바이다. 번역본 제목을 정했을 출판사 또한 충분히 알았을 사실이다. <Naked>라는 단어를 많은 경우 <벌거벗은>으로 번역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의 타이틀은 전작인 <The Naked Ape>에 대응된다. <털없는 여자> 내지는 <털없는 여성> 정도가 옳다.


 물론 데즈먼드 모리스는 <벌거벗은>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 맞다. <털없는 원숭이>도 엄밀히 말해 <벌거벗은 원숭이>로 번역하는 게 옳다. 왜냐면 그 책은 '털을 상실한' 기이한 원숭이 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털없는>이 훨씬 더 직관적인 제목인 것은 사실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말의 유희를 살려 <털 떨어진 원숭이> 정도도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아마 데즈먼드 모리스의 시선에 더해져 지나치게 시니컬하게 들렸을 가능성이 크다.


 <벌거벗은 여자>의 표지에 사용된 사진과 제목을 감싸고 있는 붉은 띠를 생각할 때, 출판사가 무모증 여성에 대한 선정적 상상을 피하기 위한 마음으로 <벌거벗은 여자>라는 제목을 택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털없는 여성>이 별로라면, 하다못해 <털없는 원숭이 : 여성 편>이라는 제목도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 (<바디워칭 : 여성 편>은 별로다. 원작이 되는 <바디워칭>이라는 번역 자체가 별로이기 때문이다. <인체 관찰> 정도가 옳다.)


 "무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시점에 찰스 다윈을 옹호하기 위해 싸워야 할 줄 몰랐던" 이 동물학자가 이미 세간의 수많은 ('인간의 고결함'에 대한 막연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특히 진화론 자체를 부정하는 특정 종교계의) 질타를 받아온 상황임을 감안할 때, 구태여 현세대의 여성학의 관점에서 공격당할 소지 하나를 더 만들어놓은 출판사의 행태는 큰 아쉬움을 남긴다.


 <털없는 원숭이>가 1967년에 나온 책임을 감안하면(미국에서 '미국여성연맹'이 창설된 것이 66년이고, 실질적으로 여성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은 70년대이다), '인간 남자'를 '인간'의 기본형으로 삼고 있저자의 시각은 당연하고 분명하다. 1967년의 <털없은 원숭이>로 시작해 2004년에 추가적으로 <벌거벗은 여자>가 출간된 연구 순서 자체에, 기존의 남성 중심 사고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변호할 마음은 저자 본인을 포함 그의 이론을 따르는 다른 동물학자들에게도 없을 것이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책들을 향한 여성학적 관점에서의 비난은, 67년 당시 그를 향해 "인간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분석한단 말이냐"던 쏟아지던 많은 비난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시니컬한 메스는 여성에 한정돼 특별히 가해진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운 좋게 이만큼 커버린' 인간 전체를 향하고 있다. <바디워칭>과 대비되어 <여성 편>만이 별도의 책으로 출판된 것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왜 여성에 대한 연구를 이런 식으로 했느냐는 불만은 유효하지 않다.



 덧붙임 -

 데즈먼드 모리스 '유방의 성적신호 진화 이론'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개중에는 책을 읽지 않고 적당히 자기 편한대로 인용해서 이 학자를 까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그중 대부분은 데즈먼드 모리스의 이론과 다른 이론을 낸 학자 본인이 아니라, 잡지 기고가들이나 독자들이 2차적으로 양쪽의 이론을 인용해 싸움을 붙이는 경우다.


 여성의 유방 형태가 수유에 걸맞게 진화된 것이라는 주장은 마치 <털없는 원숭이>의 '성적신호 진화'에 대해 치명적으로 유효한 반박처럼 알려졌다. 하지만 모리스가 이야기하는 올바른 수유 기관의 형태는 (다수의 남성들이 좋아하는 형태의) 여성의 유방과는 철저하게 거리가 멀다. 그는 심지어 커다란 유방의 형태 자체가 (커다랗다는 건 원숭이와 비교한 표현이다. 속옷 브랜드들이 무슨 짓을 해대든 간에 그것과는 상관없다) 수유 중 아기의 원활한 호흡에 방해가 되는 위험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모유 수유 중에 가끔 볼 수 있는 고개를 돌리는 아기의 행동은 배가 고프지 않은탓이 아니라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커다란 유방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납작한 아기의 이목구비에는 위협적일 수 있다. 모리스는 차라리 유방이 작은 여성일수록 수유에 적합하다고 말한다).


 현재 인간 여성의 유방의 형태가 '수유 편이를 위한 진화'라는 전제는, 그 유방의 형태 자체가 수유에 불편한 구조임을 지적하는 모리스의 입장에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수유를 위해 진화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 조차도, 남성들이 원하는 이른바 '아름다운 형태의 가슴'이 수유에 적합한 형태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즉, 온갖 잡지와 영화들이 주장하는 '예쁜 가슴'이 수유에 적합한 형태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수유진화'를 이야기하는 학자들과 '성적진화'를 이야기하는 모리스 양쪽 모두 같은 입장이다. (커다란 유방이 수유에 적합하다는 시각이야말로 철저히 일반인 남성적인 시각의 해석이다. 털없는원숭이 수컷이 시각정보에 어떤 식으로 속아 넘어가느냐에 상관없이, 애초에 유방은 모유 주머니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호한 2차 인용으로 장외 싸움이 벌어지곤 한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성적신호 진화' 이론이 틀렸다는 지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모리스는 자신이 생각한 이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틀린 것을 밝혀졌을 때는 충분히 그것을 시인하는 편이다. 하지만 여성의 유방에 막연한 신화적 지위를 부여하려는 사람들이나 성적인 요소가 진화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사실을 견딜 수 없어하는 사람들이, 오로지 '성적신호 진화' 이론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놓는 이론들에 대해서는 당대에 인정된 과학적 사실들에 기반해 철저히 반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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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학 / 시학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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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처음 펼쳐보고 충격을 받았다. 쉽다, 명료하다, 아름답다. 왜 위대한지, 번역이 왜 좋은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본다면 알리라! 평소 말하기에,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모든 작법서가 흘러나온 시원임을, 지식이 아닌 심장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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