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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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리뷰 제목이 다 말해준다. 출판사에는 미안하지만 농담이 아니다. 정말로 그랬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리뷰는 이 책을 욕하기 위한 리뷰가 아니다.


 야마구치 마유는 학창시절 동아리 부원을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책을 여러 번 읽게 됐다고 한다. 공부법을 개발했다기 보다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공부 방법을 설명하는 경험을 토대로 사후에 정리한 것이 바로 <7번 읽기 공부법>이다.


 엄밀히 말해 다른 독서법 책들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야마구치 마유 자신도 처음부터 정리하면서 공부법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토대로 공식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 다른 책들과 겹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야마구치 마유를 비롯해 다른 독서법 책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의 종류는 정해져 있다. - 일반적으로 소설처럼 특정한 내러티브를 지닌 책은 빨리 읽을 수 없는 책에 속한다. 많은 독서법 책들처럼 야마구치 마유도 비슷한 이야기를 '7번 읽기에 적합한 참고서가 있다'는 말로 정리하고 있다.


 2) 부담감을 줄이고 전체를 관망해야 한다. - 가야할 길을 어느 정도 파악한 다음 부분부분 눈에 들어오는 것들 위주로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을 여러번 거친다. 흔히 목차부터 읽어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야마구치 마유의 7번 읽기 공부법도 비슷한 과정이다. 세부적으로 정리한 것이 다른 정도이다. 7번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겹치는 다른 일본저자의 독서법 책도 있는데 야마구치 마유가 해당 책을 참고했을 수도 있다.


 그외 특별한 점은 없다. 일반적인 자기계발 서적들이 그렇듯이 핵심이 되는 내용이 있고 그 앞뒤로 저자의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사례들이 있다.


 다만 한 가지 생각해봐야할 부분이 있다. 일본어의 경우 명사들은 모두 한자어이기 때문에 스치듯이 봐도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단어'들은 상대적으로 빼곡하게 인쇄 돼있기 마련이다. 한글은 그렇지 않다. 한글은 영어 알파벳 보다는 빼곡하고 일본어와 달리 단어끼리 획수가 비슷하다. 이 부분을 염두하지 않고 해외저자들의 독서법 책들을 기준으로 삼으면 책을 빨리 읽는게 왠지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리뷰는 책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다. 이런 책들의 가치는 내용과 더불어 저자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그 경험을 접하기 위해 지불하는 만원 가량의 책값이 비싸냐 안 비싸냐는 순전히 소비자 개개인이 파악해야 할 점이다.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공부는 잘 안 되는 것 같고.. 그럴때 자신을 도닥여줄 수 있는 것은 먼저 앞길을 간 사람들이 전해주는 경험담이다. 평생 한 권의 책만 떠받들고 살 것처럼 세월의 체에 걸러진 고전 명작들만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않고 수십 권의 책을 읽은 다음 공통점만을 추려서 적당히 온갖 자기계발 서적을 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공부법, 독서법, 책쓰기 등 이런저런 이름을 붙이지만 결국 "자신감 가지기" 한 마디로 귀결되는 강의 활동을 주로한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야마구치 마유는 스스로 실천한 경험을 책으로 낸 양심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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