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언젠가는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31
어맨다 고먼 지음,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김지은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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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독한 시인 어맨다 고먼의 글과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티안 로빈슨이 함께 한 그림책입니다. 글은 한 편의 시와 같고 그림은 콜라주 일러스트로 되어있어요. 환경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콜라주 작품에도 재활용된 종이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밑창이 떨어진 구두나 버려진 매트리스에서 튀어나온 스프링 같은 그림들이 재밌게 느껴졌어요. 다양한 인종과 휠체어를 탄 아저씨, 할머니가 등장하는 그림책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들은 세상이 가진 상처가 잘 보이는 사람들일 것 같았어요.

어린이는 순수하기에 옳다고 믿는 일에 나서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요. 어른들 역시 처음엔 나서지 않았지만 분명 마음에 걸렸을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어린이들을 도와주지 않았겠죠. 이 그림책에선 ‘함께‘를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함께이기에 좌절해도 나아갈 수 있다! 이건 분명 그림책의 저자들이 경험으로 확실히 아는 것이기에 분명하게 전해줄 수 있는 지혜일 거예요.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림책처럼 아름답기만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였다면 절대로 원하는 풍경을 볼 수 없었을 거예요.

주인공 어린이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장소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생명을 태어나게 한 경험을 했는데요, 바라는 무언가를 얻은 것 뿐만이 아닌 우정까지 배우게 되죠. 그리고 자신이 바랐던 것이 자신만 기쁘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요.
어린이 마음 속에 잠자고 있던 형체가 없었던, 하지만 옳다고 믿었던 어떠한 ‘가치‘가 눈 앞에 확실한 것으로 변형이 되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난 거에요. 이걸 경험해본 아이는 삶의 확신을 하나 얻었을 거예요.

내가 옳다고 믿고, 해야만 하고, 하고 싶은 것을 매일매일 꾸준히 해나간다면 그것을 얻게 된다는 것을요, 그 과정에선 나를 믿어주는 친구가 나타날 거고, 그 힘은 더 커져 자신을 절망시킬 수 없다는 걸 말이에요. 그림책에 등장하는 민들레의 숨은 뜻 중 하나는 인내인데요, 이 이야기에도 인내심에 대해 이야기 해요. 그리고 인내심을 갖게 해주는 건 친구와 위로처럼 느껴졌어요.

주인공 어린이가 행동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마도 ‘감정‘일 거예요. 슬프고 화가 나고 두려운 마음, 왜 화가 나지? 왜 슬프지? 그랬던 것들이 행동으로 옮겨지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걸 느꼈을 거예요. 두려운 감정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경험 역시 소중한 공부가 되었을 거예요.

사랑이 많은 한 어린이가 자신이 가진 아름다운 가치를 세상에 실천하고 그에 어울리는 결과를 얻은 이야기, 그 속엔 ‘연민‘ ‘인내‘ ‘우정‘ ‘믿음‘과 같은 소중한 가치들이 보여요. 짧은 글 속에 커다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아닌 너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언젠가는 말이죠.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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