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톨리노는 카피톨리움의 이탈리아식 이름이다. 유피테르 신전이 세워진 지 얼마지나지 않아유피테르의 아내인 유노(헤라) 신전과 미네르바(아테나) 신전도 세워지면서, 카피톨리노는 수백 년 동안 로마 세계의 최고신들이 머무르는 장소로 여겨지게 되었다. 로마에서 가장 신성하고도 높은 장소, 그야말로 도시의 머리였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개선식의 종착지가 되기도 했다. - P46
로마제국은 건국된 지 약 1200년이 지난 5세기에 멸망했다. 일개 지방도시 행색이 되어버린 중세의 로마는 세계의 머리로 불리기에는 머쓱한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카피톨리노는 옛 로마의 여운을 여전히 간직하고있었다. 시의회와 직업 조합은 이곳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 로마의회는 이름만은 당당히 고대에 견주며 자신들을 로마 원로원이라고 불렀다. 이 장소는 고대 로마를 가장 가까이 떠올릴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 P46
카피톨리노가 오늘날과 같은 근사한 광경으로대변신한 것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였다. - P47
이 카피톨리노의 풍경을 세계의 머리라는 이름과 의미에 걸맞게 새 단장하는 일을 감당할 인물은 미켈란젤로뿐이었다. 지금의 광장, 입구 계단, 언덕을 둘러싼건물들이 모두 이 천재의 작품이다. 그야말로 야외갤러리라고 할 수 있겠다. - P47
한편 카피톨리노의 이런 사연과 내력에는 바다 건너 미국도 눈독을 들였다. 워싱턴 의회의사당의 이름은 ‘캐피틀capitol‘이다. 짐작할 수 있듯이카피톨리노에서 유래한 이름이다(캐피틀의 돔은 미켈란젤로가 만든 성 베드로 대성당 돔의 디자인도 빌려갔다). 오늘날 어떤 이들은 미국을 로마제국의후계자로 여기거나, 고대 로마제국의 세계 질서를 이르는 ‘팍스로마나 PaxRoman)‘에 빗대어 ‘팍스 아메리카나 Fax Americana‘로 현대 세계를 묘사하기도한다. 이런 예들은 카피톨리노에서 시작된 수많은 것 중 일부일 뿐이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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