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풍선

기억의 풍선 - 초등 통합교과 2-2 수록도서 ㅣ 나린글 그림동화
제시 올리베로스 지음, 다나 울프카테 그림, 나린글 편집부 옮김 / 나린글(도서출판) / 2019년 9월

먼저 흑백 그림에 컬러풀한 풍선이 그려진 표지가 눈에 띄었고,

<기억의 풍선>이란 제목도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군다 책 소개를 읽으니

치매, 즉 인지증에 대한 그림책이라고 하니

아이 그림책으로는 다소 생소한 주제라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동생보다 풍선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어요.

"난 이 풍선이 제일 좋아."

나는 지난 생일 파티의 추억으로 가득 찬

풍선을 가리키면서 말했어요.

그 풍선을 들여다보면 조랑말을 다시 볼 수 있고

초콜릿케이크의 맛도 다시 느낄 수 있지요.

엄마와 아빠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어요.

이처럼 나는 동생보다 많은 풍선을,

엄마와 아빠는 나보다 많은 풍선을,

할아버지는 엄마와 아빠보다 더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풍선 안에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우리 모두는 제각각 다른 색의 다른 개수의 풍선을 가지고 있는데, 그 풍선은 바로 우리의 추억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나의 할어버지의 풍선은 하나씩 날아갔다.

하지만 할어버지는 풍선이 날아가는 걸 눈치 재치 못하셨고

계속해서 할어버지의 손 안에 있던 풍선들이

하나 둘 씩 날아가서,

결국에는 할아버지의 풍선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바로 이 풍선을 통해서 작가는 기억들을 잃는 것,

인지증이라는 치매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림책으로만 보아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을 잃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나와 아이는 할아버지의 풍선이 점점 줄어서

풍선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할어버지의 모습에 슬퍼졌다.

주인공 아이 역시 할아버지가 기억을 잃으셔서 매우 슬퍼하고 있는데,

그의 엄마, 아빠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위를 보렴, 할아버지가 나눠 주신 추억을

이제 네가 가지고 있는 거야."

소년의 손에는 새로운 알록달록한 풍선들이 많아졌다.

할아버지의 풍선은 잃게 되었지만,

소년은 할아버지의 추억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게에 받은 풍선을 가지고

다시 기억을 못하시는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해 드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는 동안

한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우리들의 기억, 추억을

알록달록한 풍선에 비유한 것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치매라는 것을 슬프고, 두려운 것이 아닌 담담한 것, 그리고 포근하게 그려내어서

나와 아이에게 따뜻함을 주었다.

이 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림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 나만의 알록달록한 풍선을 하나둘씩 소중히 만들면서

빛나는 이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