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에서 일주일을 - 한일 간의 ‘끈’을 찾아서
최미혜 지음 / 가쎄(GASSE)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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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끈’을 찾는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인 규슈를, 관광지를 보는 시점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인 ‘끈’을 찾는 시각으로 본다는 테마가 마음에 들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책은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후쿠오카 현, 사가 현, 나가사키 현, 구마모토 현, 가고시마 현, 미야자키 현, 오이타 현에 있는 두 나라의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에세이이다. 나도 혼자 여행하는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여성 작가가 혼자 여행을 하며 쓴 에세이라 마음이 끌렸다. 특히 따뜻한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담담하고 솔직하게 자신을 생각을 풀어가는 점이 좋았다.

  후쿠오카에서는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을 소개하는데 우리나라도 아니고 일본에서 20년 이상 계속되는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 군함도는 방송에서 여러 번 나왔지만 실제로 한 작가의 눈을 통해 듣고 알게 되는 사실은 마음이 아팠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픈 역사이지만 이런 중요한 사실들은 우리가 절대로 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관광지로 꼭 들르는 구마모토 성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끌려가 성을 쌓는데 동원 되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도자기로 유명해진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사가 현과 가고시마 현은 가슴은 아팠지만 한편 뿌듯한 부분도 있었다. 그밖에도 백제왕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미야자키의 시골과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여성을 신으로 모시는 오이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큰 여운을 안고 책장의 마지막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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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에서 일주일을 - 한일 간의 ‘끈’을 찾아서
최미혜 지음 / 가쎄(GASSE)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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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와 일본 두 나라가 얽힌 역사를 돌아보는 여행 이야기, 흥미롭고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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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연인
다이라 아즈코 지음, 김은하 옮김 / 글램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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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남녀의 심리를 리듬감 넘치는 문체로 경쾌하게 표현한〈B급 연인〉을 비롯해, 짝사랑하던 남자의 사랑을 얻지는 못하지만 인생의 친구를 만나는〈짧은 동거〉, ‘사랑해’가 입버릇인 자전거 가게 주인 노부토모의 이야기〈고백의 달인〉등 7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작가 다이라 아즈코는 마흔여섯 나이에 올요미모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영화 ‘멋진 하루’로 국내에도 인지도가 있는 작가이다. 유머 넘치는 7편의 작품 모두에서 그녀다운 내공이 느껴진다.

 〈B급 연인〉의 나나즈카 지로는 외모도 보통에다 돈도 권력도 없지만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자신이 잘 나간다고 믿고 있는 미혼 남성의 솔직한 속내인 만큼 읽는 맛이 있다. 여류 작가이지만 연애에 대한 남성 심리를 그리는 기술이 뛰어나다. 2,30대 여성들이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고백의 달인〉은 ‘사랑해’가 입버릇인 자전거 가게주인인 노부토모와 결혼한 지 23년이 되는 부인 오유키, 점원 청년, 청년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50대라는 분기점에 서 있는 노부토모의 건투를 빈다.

  또 마지막 단편〈Thanks for the memory〉도 좋다. 20세에 결혼해서 뇌경색으로 쓰러진 시아버지를 돌보게 된 앗짱. 2년간 돌보던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이것저것 주문만 많은 잔소리꾼 시누이 히토미와의 신경전을 그렸다. 마지막 히토미를 향한 승리 선언이 시원하다.

그 외 다른 단편도 유쾌하다. 비주류에 가까운 등장인물들이 많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을 찾고 사랑하는 모습이 인간답다.

  이 책에는 평범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콤플렉스투성이인 남자에게 빠지는 여교사도, 출렁거리는 뱃살을 아랑곳하지 않고 열창하는 중년 뮤지션도 옆에서 보면 묵직하게 아프다. 그래도 그들은 현실적으로 변하려 하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 좋다’는 결의가 진하게 전해져 온다. 이와 같이 정도에서 조금 벗어난 다양한 ‘사람’과 ‘사랑’의 모습을 리듬감 넘치는 문체로 유머스럽게 그린다. 또 아슬아슬함을 자유롭게 컨트롤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도 매력적이며 대화문을 잘 살린 번역도 맛깔스럽다.

  어느 골목길엔가 지금도 살고 있을 법한 주인공들, 이들의 이야기를 리듬감 넘치는 문체가 받쳐주어 320페이지가 넘는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주위에 권하고 싶은 상쾌한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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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연인
다이라 아즈코 지음, 김은하 옮김 / 글램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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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함을 자유롭게 컨트롤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도 매력적이며 대화문을 잘 살린 번역도 맛깔스럽다.
어느 골목길엔가 지금도 살고 있을 법한 주인공들, 이들의 이야기를 리듬감 넘치는 문체가 받쳐주어 320페이지가 넘는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주위에 권하고 싶은 상쾌한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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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의 한 방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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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의 물이 되어 세상을 건너다

 

이츠키 히로유키와『대하의 한 방울』. 이 80대 현역 작가의 연륜 만큼 이 책은 묵직한 울림이 있다.

소설가, 수필가, 평론가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며 ‘나오키상’을 비롯해 다수의 문학상을 두루 수상한 작가는 백오십 권이 넘는 많은 작품이 말해 주듯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그중 한국에 번역된 작품은『청춘의 문』,『타력』,『대하의 한 방울』,『삶의 힌트』이다. 1966년 첫 소설 출간 이래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대중성 있는 작품도 많이 썼지만 인간 본성과 사상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일본에서의 유명세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이후 번역서 출간이 늘면서 작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대하의 한 방울』은 199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작가가 60대 후반에 쓴 수필이다. 삶, 죽음, 생명, 종교, 건강, 희망 등 인생 전반에 대해 이야기한다. 출생 직후 교사인 부모와 조선으로 건너와 중학 시절까지 조선 곳곳에서 생활한 작가는 패전 후 2년간의 난민생활 중에 어머니를 잃고 가까스로 일본으로 귀환한다. 인생에 대한 작가의 깊은 시선은 귀환 후 두 번이나 자살을 생각한 고통스러운 경험과, 선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살아 돌아왔다는 부채의식에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고 작품 속에서 고백하고 있다. 자신은 항상 떳떳하지 못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솔직한 고백에 독자는 마음을 열고, 자신처럼 삶과 죽음을 생각하다 지친 이에게 전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특히 아시아, 일본의 불교 공부를 한 만큼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도 불교 사상에 기인한 것이 많으며 인간 마음에 대한 고찰이 근저에 흐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으며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다소 절망스러우면서도 동시에 희망을 느끼게 하는 이 메시지는 대부분의 작품에 크게 자리한다.

 

“우리의 삶은 대하에 흐르는 한 방울에 불과하다. 그러나 무수한 다른 한 방울들과 함께 커다란 흐름을 이루어 확실히 바다로 흘러간다. 높은 봉우리에 오르는 것만을 꿈꾸며 필사적으로 달려 온 전후 반세기를 돌아보면서, 지금 우리는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고 또 하늘로 돌아가는 인생을 그려야 할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람은 모두 대하의 한 방울, 다시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우리의 삶이 바다를 향해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일지라도 다른 수많은 물방울과 함께 마지막까지 조화롭게 흘러야 한다. 이 주제에 대해 작가는 힘주어 말하는 방법을 피하고 낮은 울림으로 독자의 가슴을 흔든다. 작가가 말하는 생로병사의 모습이나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진부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등 뒤에 있는 커다란 힘을 의식하며 하루하루 소망을 가짐으로 인간은 조금 더 나은 동물이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독자 나름의 방식으로 공감할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공허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상실한 우리에게 멈추어 뒤도 돌아보라는 작가의 해법은 위로가 된다.

노(老)작가의 인생관이 녹아 든『대하의 한 방울』. 가까이 두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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