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만나다 ㅣ 사계절 1318 문고 132
이경주 지음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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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자신의 인생을 책으로 읽어보고, 다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멀리 떠나 보낸 소중한 이들이 기꺼이 나를 다시 만나기를 희망해서 나를 보러 와 준다면 얼마나 기쁠까? 비단, 죽음만이 아니라 어떤 이유의 이별이라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한번이라도 있다면...

두 친구가 있다.

동호. 동호는 자신과 전혀 다른 부류라 생각되는 이수와 친해진다. 시험 기간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노래방까지 가야만 하는 동호는 이수를 만나 기꺼이 변화한다. 이수가 정리한 노트를 공부하며, 독서실에 다닌다. 이수 역시 친구들과어울려 놀기는커녕 모범생으로 인정받고 자존심도 강한데, 동호를 만나 체육관에 다니며 운동을 시작한다.

제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그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는 제로에게 그림 동호회에서 만난 밴쿠버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그래서 자신의 비밀이라도 기꺼이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다. 밴쿠버와 함께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하지 않은, 않을 일을 기꺼이 하는 것. 그 마음은 분명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타인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동호와 이수, 제로와 밴쿠버는 서로에게 좋은 친구이고, 그 관계의 바탕에는 사랑이 있다. 다만, 서로를 대하는 사랑의 무게가 달랐을 뿐.

그 무게의 차이는 어색한 감정을 만들었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낳았으며, 결국 관계를 해치기까지 한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상대방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관계를 그르친 경험을 하고 있다. 순수한 감정만으로 그 감정이 타인에게 그대로 가 닿지 않아 생기는 오해, 어색함, 낯섦 등. 그 감정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결국 149페이지에 나온 그대로, ‘서툴고 잘 몰라서 사람들에게 실수를 하고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다.

이 소설처럼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의미가 있다. 실제 경험을 해 보기 전에 나라면 어떻게 할까? 서툴고 잘 몰라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던가!, 상처를 주지 않고 관계를 해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를 예방주사처럼 미리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우리는 서툴고 잘몰라서 사람들에게 실수를 하고 상처를 주고 받는 거였다.(149쪽)
동호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는 데 이유따윈 없다고 생각했다. 서로 마음을 나누면 우정이 생기고 그러면서 친구가 된다고 믿었다.(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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