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나무 1
존 그리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작은 읽은 게 없지만, 존 그리샴 컬렉션 이란 이름으로 팔고 있는 이북의 모든 작품을 읽은 걸 보면 학창시절의 나는 꽤 그의 작품을 좋아했던 것이 틀림 없다.
지금에야 점점 더 심각해지고 가속화되고 있는 문제지만, 어린 마음에 그 때도 정의라는 것이 부재했던 이 사회에 살면서, 젊고 가난한 변호사가 혈혈단신 불의에 맞서 싸워 이겨낸다는 스토리가 꽤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타임 투 킬>은 당시 영화화 되어, 최근 성조기를 달고 나사 협찬으로 인류를 구하기 위한 우주 탐험을 떠난 쿠퍼와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느라 여념이 없는 닉 퓨리 쉴드 국장이 열연했는데, 여전히 매우 흥미진진했던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다.

(아래는 책을 읽으신 분만)

이 책은 그 <타임 투 킬>의 3년 후 이야기로, 칼 리 헤일리 사건으로 유명해졌지만 KKK에 의해 집을 잃고 여전히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하는 변호사 제이크 브리건스가 주인공이다.
어쩔 수 없이 자꾸 배우 얼굴이 떠오르는데, 개인적으로 젊은 시절의 매튜 맥커너히에게 뺀질뺀질하고 느끼한(?)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 역할에서만큼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의 제이크 브리건스는 겨우 30대 중반임에도 삶에 찌든 건지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느낌이 든다. 목숨을 위협 받으면서도 굽히지 않았지만 수입은 900달러에 불과했던(?) 기억이 그를 오히려 위축되게 만든 건지.
사돈에 팔촌에 32촌까지 들러붙는 가정부 레티의 상황도 (의도인진 몰라도) 독자를 지치게 만들지만 어딘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 않은 제이크도 의아할 만큼 텐션을 떨어뜨린다.
오히려 죽은 뒤에도 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세스나, 변호사 면허를 박탈 당하고 위스키나 마시며 베란다 생활을 하는 루시엔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차곡차곡 증거를 모아 카타르시스를 폭발시키는 것도 아니고, 떡밥도 쉬었고, 짠! 하고 끝판왕이 나타나 상황을 뒤집는 사건의 결말조차 작위적이라 할까.

내가 나이를 먹은 건지, 존 그리샴 아저씨가 글빨이 떨어진 건지, 내가 책을 잘못 읽은 건지 모르겠다.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