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돈: 러브
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가려주는 이 비닐커튼은 그 신도시의 평화를 지켜주는 보호막이다. 이 커튼을 걷어내면 가정은 거덜나고 불화는 증폭된다. 비닐커튼은 물론 위선과 허위의 장치이다. 세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위선일 때가 많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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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밥: 바다
갈매기들이 떨어진 게 다리나 생선 내장 부스러기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먹고살기 바쁘기는 사람이나 갈매기나 별 차이 없었다. - P52

1부 밥: 밥2
밥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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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여름 - 六月. 七月. 八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28인 지음, 에드워드 호퍼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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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도 예쁜 계절이기에 감성이 절로 무르익는 봄과 가을에 시를 더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무덥고 무더운 여름이라는 계절을 주제로 묶은 시집이라니!


열두 개의 달 시화집은 (나는 이전에 잘 몰랐지만) 검색해보니 각각의 달을 테마로 한 시 모음집을 꾸준히 출간해 왔고, 최근은 1년을 4계절로 나눈 3개월치씩을 묶어서 계절테마로 다시 출간하는 것 같다. 아마도 월간 시집의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같은 시를 읽는다 할 지라도 현재의 내 마음 상태, 주변의 환경 등에 따라 받는 느낌이 참 다른 것 같다. 이 시집은 표지부터 한 여름의 기운을 가득 먹은 꽃과 덩굴의 느낌을 주는 민트색 톤이 여름을 연상시킨다. 소개된 시는 내가 많이 좋아하는 윤동주, 백석뿐 아니라 한국에서 많이 사랑받는 시인들의 시가 많이 모여 있다. 6월 1일부터 하루에 시 하나 읽기. 그 계절의 온기와 향기에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은 시들을 잘 선별한 것 같다.


시는 읽는 자의 마음과 감성을 통해 마음으로 흡수된다고 생각한다. 시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명화를 함께 곁들여서 참 좋은 것 같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여름은 에드워드 호퍼, 제임스 휘슬러 그리고 앙리 마티스의 그림이 각각의 달에 소개되어 나온다. 좀 서먹서먹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대와 크게 싱크로율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그림이라서 그냥 왠지 좋아하게 된 그림 작가 에드워드 호퍼인데 이 책에서 작가의 많은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그림이 역동적이고, 그림 속 푸른색이 특히 너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게 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은 8월의 시선집을 내내 장식한다. 여름의 피날레인 8월을 시원하게 해 줄 것 같은 앙리 마티스의 그림이 가득하다!!


어느 특정 시인을 좋아하여 그 작가의 시집을 보기도 하고 한 주제로 묶은 시선집을 읽기도 한다. 시를 통해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이라면 여름을 테마로 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여름’ 괜찮은 것 같다.


하루에 한 편씩 읊고 맛보는 재미로, 조금은 고된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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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햐믄 이름이자 강력한 말이다.
마법사가 외우는, 혹은 영혼이 응답하는
가장 강력한 주문보다 더 강력한 말이다.
-찰스 디킨스 - P9

<한겨울의 방문자>1932년 11월

어린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시는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여자 아이들은 국수 한 그릇에 몸을 팔았으며, 노인들은 젊은이들이라도 먹고 살 수 있게 죽을 곳을 찾아 남몰래 떠나버렸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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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1일: 노천명의 시- 옥수수

우물가에서도 그는 말이 적었다.
아라사 어디메로 갔다는 소문을 들은 채
올해도 수수밭 깜부기가 패어 버렸다.

샛노란 강냉이를 보고 목이 메일 제
울안의 박꽃도 번잡한 웃음을 삼가 했다.
수국꽃이 향그럽든 저녁ㅡ
처녀는 별처럼 머언 애기를 삼켰더란다 - P200

7월 27일 시: 정지용의 바다1

오ㆍ오ㆍ오ㆍ오 소리치며 달려 가니
오ㆍ오ㆍ오ㆍ오 연달아서 몰아 온다.

긴 밤에 잠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풀어젓다.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제비 날어 들듯 물결 새이새이로 춤을 추어.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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