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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자살했다 -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곽경희 지음 / 센시오 / 2020년 11월
평점 :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자살’이라는 두 글자는 그 단어만으로도 묵직하다. 다른 부연 설명은 필요 없다. 나 그리고 나와 가까운 이들 중에서 ‘자살’과 관련한 키워드는 아직 없다. 하지만 내 인생 처음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상실을 몇 년 전 경험하였고 그 슬픔과 빈자리로 아직도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 내 경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일을 겪고 본서의 부제인 ‘상처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라는 말은 내가 꼭 읽어보고 싶다는 큰 동기부여를 주었다.
보통의 에세이들은 다른 류의 책들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며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이 책은 예외 중에서도 예외였다. 책을 읽는 내내 많이 울었다. 중간쯤 읽으며 이런 이야기인줄 알았으면 안 읽었어야 했나 생각을 이따금 했지만 끝까지 읽고 나니 저자가 자신의 상처 극복을 위한 수많은 노력, 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사랑에 너무 감동적이었고 다 읽었음에 보람찼다. 그리고 내 상처를 감싸 안고 따뜻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을 가장 독하고 최악의 방법으로 경험한 저자이기에, 그리고 치열하게 극복하려고 노력한 저자이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뜨끈함이 넘쳐 올랐다. 경험하지 않은 이들의 어설픈 위로는 되려 독이 되며 저자가 아플 때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저자.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며 이제는 자신이 타인을 위로하겠다고 그리고 그 결과물이 이 에세이이다.
자살 유가족의 풀스토리는 모든 메체를 통틀어 이 에세이가 처음이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고, 현재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처음에는 개인 정신과 상담 나중에는 집단 상담 등을 통해 다양한 아픔을 가진 이들과 만나고 서로 아픔을 나누고 치료하였다. 많이 쌀쌀해 진 요즘의 계절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 몸의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이고 오늘을 더 사랑하게 된 기분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