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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원 스페인어 학습문고 3 : 돈 키호테 1 ㅣ 다락원 스페인어 학습문고 3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서경석 옮김 / 다락원 / 2019년 4월
평점 :
스페인어 공부와 빠르게 명작 읽기를 동시에, 유쾌하고 폭소하는 내용의 돈 키호테1
돈 키호테 책을 처음 접한 것은 5년도 더 전인 것 같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린 벽돌책 돈 키호테가 생각난다.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대출한 지 얼마지 않아 떠난 중국 여행에 그 책도 배낭 속에 욕심 내어 넣었다. 비행기 안에서도 이따금 펼쳐 보며 읽다가 중국에 도착하여 책을 그만 좌석에 놓고 나오는 바람에 그 책과 영영 이별하였다. 대출한 책이었기에 도서관에도 책 값을 물어주었다. 책이라는 것이 한 번 책장을 열었을 때의 기운이나 맛에 빠져들어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것인데 이후 자연스럽게 흐름이 끊어져 오랫동안 돈 키호테를 다시 만날 인연이 없었다.
그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돈 키호테와 다시 조우하게 되었다. 돈 키호테를 처음 만났던 시절에는 스페인어를 전혀 몰랐었다. 지금은 스페인어의 오랜 학습자이기도 한 내가 원서로 한 번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돈 키호테 오리지널을 한글책으로 읽어도 아주 두꺼운 벽돌책임을 알기에, 최초의(오리지널) 돈 키호테는 1600년대라는 꽤나 오래 전에 발간된 것임을 알기에 쉬이 도전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오리지널보다 내용과 표현을 간추리고 완화한 스페인어 학습용 문고판 두 권으로 출시된 다락원 출판사의 《돈 키호테1》이 바로 나의 첫 돈키호테 읽기가 되었다.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열공하는 영어나, 인기가 많은 제 2외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과 비교해서 한없이 미약하고 소중한 스페인어 교재의 세계에서 다락원이 아직 많지 않지만 스페인어로 문학 읽기 책 시리즈를 내 주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각 책에 레벨 표시도 되어 있다. 내가 읽은 《돈 키호테1》은 A2(초급)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문장은 비교적 쉬웠지만 책 속 단어나 어휘가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는 점에서는 A2보다 조금 높은 레벨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돈키호테를 일부분 읽은 적은 있지만 너무 오래 전이었기에 읽는 내용들이 모두 새로웠다. 아무리 기사도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돈 키호테만의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허무맹랑한 그 만의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멋진 기사 노릇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 웃겨서 책을 한 장 한 장 읽는 맛이 너무 좋았다. 그가 만나는 여인들은 왕비, 공주이며 그가 머무른 곳은 다 멋진 성이었다. 책의 초반부가 지나 돈키호테의 모험에 함께 동참하는 산초 판자 라는 인물이 추가되니 이야기는 더 재미있어졌다. 《돈 키호테1》에서는 별 별 다양한 여행을 하고서 결국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온 돈 키호테로 이야기가 끝났는데, 《돈 키호테2》가 있기에, 이 책도 도전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리지널 이야기가 빠짐없이 수록된 한글판으로도 읽고 싶으며, 어렵게 중고서점에서 구한 아동용 스페인어 돈키호테로도 다시 읽고 싶으며, 찐 오리지널 스페인어로도 결국엔 읽어보고자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오랫동안 쉬었던 나의 스페인어 공부에 워밍업을 하게 해 주고 자주 유쾌한 이야기들로 나를 웃게 한 돈키호테, 너무 재미있었다. 스페인어로만 읽더라도 책의 후면에 한글로만 된 번역이 있기에,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이 책으로 스페인어로 읽는 돈키호테 도전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