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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의 지혜
이문영 엮음 / 정민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삿갓을 내려 쓴 조선시대의 김삿갓. 김삿갓 하면 내 머릿속에 떠 오르는 것은
이 정도이고 제대로 김삿갓에 대한 이야기를 읽거나 볼 기회는 없었는데!! 《김삿갓의 지혜》를 통해 김삿갓이라는
사람의 이모저모, 필력 그리고 지혜를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
《김삿갓의
지혜》는 김삿갓, 원래 이름은 김병연으로 조선 후기(1800년대)의 방랑 시인이었고 왜 방랑시인이 되었는지의 정도만 알려져 있는 김삿갓이 남긴 시구들을 바탕으로 상상으로 창작해
낸 글 모음이다. 그냥 허구의 스토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짤막짤막한 일화들마다 핵심 교훈이 있기에
그 교훈, 지혜를 인생/처세/성공/행복 이라는 네 가지의 지혜로 나누어 묶어낸 책이다.
저자 이문영 님은 이책 이전에 비슷한 제목의 책을 출판하셨다. 아마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이 책이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나의 추측이다. 에피소드마다 감삿갓의 심하게 뛰어나고
재치가 넘치는 문장력에 뜨끔 그리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읽어 나갔다. 지금 살고 있는 시대보다 한 단계
이전의, 약 200년 전의 시대 배경이지만 그 때는 시를
잘 쓰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했던 시대. 김삿갓은 양반이었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전국을 방랑하며
나쁜 사람들을 골려줄 때는 품위 있고 칼 같은 포인트가 들어간 시 들을 줄줄 지어낸 모습이 절로 떠오르게 되는 책이었다. 물론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도 말솜씨와 글솜씨를 아낌 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했다.
지금보다 이백 년 이전의 시대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지금 읽으면 성불평등의 요소가 될 이야기도 참 많았다. 조선 시대의 생각과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웃으면서 읽으면 재미있다. 또한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지금보다 이백 년 전 시대의 사람에게서 이런 뛰어난 재치 있는 표현과 말담을 하는 김삿갓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에피소드는 전부 남겨진 시를 토대로 꾸민 허구이지만 나도 상상해
보는 좋은 기회였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더 읽을 때 마다 김삿갓이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더 파악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특색 있고 개성 강한 사람이었을 테니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미스터리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김삿갓에 대해서 남겨진 기록이 별로 없는데, 시 만으로 이렇게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고 에피소드마다 그냥 넘길 수 있는 인생 명언을 남기는 저자님의 글실력도 정말 존경스럽다. 이야기들이
모두 편하게 슬슬 읽을 수 있는 글들이라서 심심할 때 애피소드를 하나씩 뽑아서 읽는 재미도 있는 책이다. 김삿갓과
다른 인물들이 나누는 말담, 말장난 등에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