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건축가다 - 자연에서 발견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한 건축 이야기
차이진원 지음,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숲속을 걷고, 산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곳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작은 아이들 새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산길을 지나다가 나무 구멍에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는 아이들을 목격할 때, 딱따구리가 쪼아대는 나무 톱밥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할 때 등 참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그런데 그들이 알을 낳기 위해 만드는 보금자리 둥우리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새는 건축가다》라는 멋진 제목 뿐만 아니라 정교하고 예쁜 색감의 삽화 때문에 더 눈에 띄는 책을 만났다. 내가 읽는 새 관련 책으로는 도감 종류를 제외하고는 두 번 째이다. 저자 차이진원은 대만인 새 전문 연구가인데 직접 글을 쓰며 삽화까지 함께 썼다. 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추천의 글을 읽어보면 얼마나 새 연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뛰어난 사람인지 느껴진다. 삽화도 그 만큼 세밀하고 특징을 보기에 참 좋게 되어 있다. 동물이나 조류 등의 특징을 공부하기 초보용 도서로서는 실사보다 삽화가 훨씬 구분하기 편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아는 새둥지라고는 제비가 만드는 (과거의) 처마 밑, (현대의) 아파트 배란다 둥지의 진흙둥지가 전부였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다채롭고 다양한 재료 그리고 장소에 둥우리를 만드는 새들이 참 신기하다. 우리가 한 땀 한 땀 손바느질 하듯이 실로 엮듯이 둥지 만드는 새들은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런가 하면 덩치가 큰 많은 새들은 무거운 재료를 쉽게 운반하되 대충 터프하게 둥지를 짓는다는 것, 물 위에 짓는 새들, 연립주택처럼 떼지어 여러 세대가 함께 둥우리를 갖추는 새들.


대만인 저자이기에 대만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새 위주이긴 하지만 삽화가 워낙 정교해서, 새 종류가 궁금한 이들에게 꼭 필요한 도감으로도 큰 역할을 할 멋진 책이다. 작년부터 새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도서관에서 도감을 여러 권 찾아보았었는데, 내가 본 책 삽화 중 가장 예쁜 것 같다.


새에 관한 책들은 좀 많을지 몰라도 둥우리에 대한 책은 정말 흔치 않은데, 그런 면에서 조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보아야 할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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