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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평점 :
코로나 바이러스 뉴스만 가득한 요즘이다. 내가 바이러스의 공포 혹은 위협을 처음 인지하기 시작한 때는 2015년의 메르스이다. 그 때의 메르스보다 더한 상황인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은 그때는 하지 못했던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한번 지나가는 ‘재앙’이 아닌, 이제 앞으로 주기적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는 그래서 맞서야 하는 무엇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생명과학 분야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담을 쌓았고 최근에 미생물과 관련한 교양 과학서적을 조금 읽은 것이 전부인 내가 적극적으로 읽게 된 《바이러스 쇼크》. 읽어나가기에 녹록치 않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니 책의 겉 표지에 꽝 박혀있는 인증 마크 ‘미래창조과학부 인증 우수과학도서’에 머리를 끄덕이게 된다. 배경 지식이 없는 내가 읽을 수 있을까 적지 않은 걱정을 책의 초반에서 했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의 내용을 모두 잘 흡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읽기 전의 나와 비교를 해 보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이 책은 동물전염병국제전문가이자 수의바이러스학자이신 ‘바이러스 전문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바이러스 교양서이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역사적&세계적 바이러스 이야기, 발병원인의 다양한 해석 혹은 가설들, 역사적으로 바이러스를 맞서나간 개별 사례 그리고 우리의 자세 등 모든 부분을 고루고루 다룬다. 무슨 일이 생기면 ‘왜’, ‘무엇 때문에’가 가장 궁금하듯이 바이러스의 기원지, 무엇 때문에 전파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부분을 가장 많이 다루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기간 동안 실제로 연구하며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쓴 책이다. 그리고 곳곳에 드러나는 저자의 실제 사건 혹은 에피소드 등이 많이 들어있어서 과학서적이라면 딱딱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나의 오해를 단번에 풀어주었다. 되려 내용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즐겁게 내용들을 읽었다. 아직 풀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지구라는 땅은 나라마다 볼 것이 아니라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구에서의 존재는 ‘인간’만 볼 것이 아니라 동식물 모두 다 고려하여 조화를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멋진 책이다.
2020년 새해부터 ‘신종바이러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우리에게 전혀 반갑지 않은 새해 선물로 온 코로나바이러스는 그것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이 전무하다 보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고 불안하기만 했다. 이 마음이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의 모습이다. 책을 읽은 후 좀 더 담담해졌다. 그리고 코로나 뉴스나 대처방안 등에 대해서 좀 더 진중하고 덜 성급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앞으로도 곧잘 찾아올 것 같은 전염병 바이러스에 성숙하게 대처하는 우리를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진중하게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