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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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만으로도 한국의 많은 소설 매니아들을 흥분시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주위에만 해도 그의 팬들이 여럿 되기 때문에.

그런데 소설파가 아니여서 그런지 나는 이번에 한국에 번역되어 소개된 《분신》이 그의 첫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 가장 많이 한국에 알려진(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나미아 잡화점의 기적》을 조금 읽다가 말았으니 말이다.


이 책의 표지가 참 임팩트 있었다. 에세이나 시 등의 장르보다는 소설의 표지는 출판 때 더더욱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고 누가 그랬는데. 파랑 바탕에..레몬인 듯한 강렬한 표지!!!


시작은 정말 평범하다. 일본의 훗카이도에 살고 있는 외동딸. 아빠는 대학교수이고 엄마도 무척 상냥한. 이렇게 흘러간다면 소설이 재미없을테다. 행복함과 평범함은 오래지 않아 언젠가부터, 상냥했던 엄마가 주인공 외동딸 마리코와 서먹한 사이가 되어감을 느끼고. 행복했던 집에 의문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알고보니 엄마가 딸, 남편까지 함께 죽이려고 했던 '동반자살'을 목표로 했었다는. 결과적으로 엄마만 하늘나라로 가고 이후 딸은 엄마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데.


한편, 동시에 일본의 다른 지역-도쿄-에서도 주인공 마리코와 비슷한 나이의 소녀의 삶이 나온다. 환경은 조금 다르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엄마랑 단둘이 산다. 밴드부 활동을 하는 딸에게 오디션 텔레비전 출현 같은 건 절대 하지 말라고 항상 주의를 주었지만 그것을 어기고 텔레비전 출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녀의 엄마는 의문의 뺑소니 사고사를 당해 세상을 떠난다.


....이 책의 구성이 참 재미있었다. 첫번째 주인공 소녀 마리코의 이야기가 한 번 나오고 이후에 두번째 주인공 소녀 후타바의 이야기가 한번 나온다. 이런게 한번씩 두 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이도 거의 비슷한 이 두 소녀는 비슷한 시기에 엄마를 잃게 되면서 자신을 태어나게 한 뿌리에 대해서 추적을 하는데...


알고 보니 이 두 소녀는 완전히 똑같이 생겼다. 그리고 둘 다 '레몬'을 무척 좋아한다!!!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작년에 읽은 일본 태생이지만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날 보내지마(Never Let Me go)가 생각이 났다. 이 소설과 조금 비슷한 주제 같다는..읽으면서 나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600여 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장편 소설인데, 1/5을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뿌리, 진짜 엄마에 대한 추적과 추적을 하는 과정에 이 이야기의 몰입력이 정말 대단하여 정말 빠르게 읽어나갔다.


이 두 소녀는 평범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클론, 복제...


\이 이야기까지가 결론이었다면 또 조금 심심한 소설일 수도 있는데, 이 두 소녀를 위험에 빠뜨리려고 하는 음모들이 있었다.


결론은...


우연히 이 소설이 처음 카피라이팅 된 년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Copyright 1993. 지금에야 복제, 클론이라는 단어가 더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1993년도에는 좀 더 공상에 가까웠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비슷한 소설이 생각났다고 했던 <날 보내지마>도 2000년대 초반의 작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이렇게 의학과 접목시킨 스릴러, 하지만 절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 속에 스릴러가 접목된 가독성 좋은 이 소설. 내가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소설이지만, 그가 그렇게나 한국 팬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되려고 한다.


소설의 중반 전부터 두 소녀는 사는 곳은 서로 다르지만 서로 만나려고, 접선하려고 끊없이 시도하였다. 결국 두 소녀는 소설의 끝에 만난다.

내 세포의 한 부분에서 생성되어 내가 배가 아파서 나온 자식만이 자식이 아님을, 진정한 모성애는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해 준 책.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에서는 '클론'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한 책이고 끝이 슬프기도 해서 많이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 소설에도 조금 다르게 접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결론, 히가시노 게이고는 참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사람이다!!!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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