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세계사 -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필수 항목이다 라고 하지만 항상 피해왔던 나에게 이 책의 부제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이라는 표현을 보는 순간, 뜨끔해졌다. 취향에 맞는 쾌락의 독서만 하는 나에게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까.


쉽지 않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나니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라도 역사책 초보인 사람들이 잘 읽어내지 못할까 하는 부담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권해주고 싶은 책이라고 해야할까.


먼저 작가 무토무라 료지씨는 정통 역사학자는 아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의 프로필이 궁금하여 다시 책날개로 되돌아가보았지만 특정 역사를 전공한 것은 아니기에 전공 역사 분야가 없다. 하지만, 인문과학을 전공하였고 도쿄대대학원에서 오랫동안 종합문화연구과에 재직하였다. 퇴직 후에는 일본 고대 서양사연구를 꾸준히 하고 계신다.


작가님이 특정 역사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종합적인 시야가 필요한 문화 연구, 국제교양학부(와세대 대)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계셔서 인지 그 분의 시야를 통해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 점은 나에게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책의 초반부터 '로마'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면서 세계사의 가장 큰 제국이었던 로마사에 집중할 때 동시에,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는 한 제국이 비슷한 시기에 문명을 만들어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 점이 이 책의 시작부터 무척 큰 몰입감과 호감을 주었다.


그리고, 일본의 일반적 세계사, 역사에 대한 태도나 정서가 한국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세계사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냐는 듯한 의식에 참으로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역사는 현재다 라는 말은 그냥 유명한 명언으로 생각해왔던 나, 왜 역사는 현재인지 따지어보려고 한 적도 없었는데, 역사는 현 시대에 맞게 다양한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크게 와 닿았다.


이 책에서 꾸준히 보여주는, 저자의 역사관이 나에게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겠구나 하는 자극과 동기부여만으로도 이 책에서 나는 참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게 입체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보면 (역사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지만)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한 책을 상식처럼 생각하고 팩트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이때까지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세계사의 다양한 사건을 줄줄이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그리고 오래 번성한 로마를 중심으로, 현대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비유하여 입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를 읽을 때는, 이 책의 목차이기도 한 7가지 키워드 관용, 동시대성, 결핍, 대이동, 유일신, 개방성, 현재성에 포인트를 맞추어 전체를 흩을 수 있다.


중학교 때 정말 공부하기 싫어했던 세계사, 그 시작은 4대강 문명 시작부터였는데, 그 당시 전 후 설명없이 팩트만 줄줄이 외우고 학창시절을 끝낸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이 책은 4대강 문명이 왜 그곳에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작가가 술술 풀어나갔다. 그리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인, 7가지 키워드 중 하나인 '결핍'이 관련이 있었다는.


이처럼 나처럼 역사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넓은 시야로 세계사를 접근하게 해 준 이 책. 나도 앞으로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만 보는 사람이 아닌, 머리로 생각하며, 왜라는 질문을 가지며 한층 더 넓은 시야로 세계사를 공부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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