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저자의 삶에 대한 철학과 나무이야기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 메이븐 / 2019년 9월

닮고 싶은 삶의 철학을 지니신 분을 이렇게 또 한 권의 책을 통해 만났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는 30년 경력의 나무 박사 우종영의 나무와 함께 해 온 인생 이야기, 나무 이야기 그리고 그 나무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삶의 철학이 그득하게 묻어나는 에세이이다.

올해 늦여름에 시작한 맨발 걷기, 숲걷기 등을 통해 자연을 새삼 더 느끼고 좋아하게 된 나는 이 책의 제목이 단연 눈에 들어왔다. 숲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하는 늠름한 나무들과 새소리. 그런데 그런 멋진 나무로부터 배운 철학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저자는 나무병원을 운영하는 나무의사이다. 이 책에서 처음 맞이한 단어이자 재미난 직업이다. 작가님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우연히 시작한 원예일 보조로 꽃나무에 대한 호기심이 직업이 되었다. 젊은 시절 인기 많은 직업이었던 나무 등을 신축 건물에 심어주는 일을 하지 않고 돈이 되지 않는 나무 관리일을 꾸준히 해 왔다. 나무에 대한 사랑과 꾸준한 열정으로 남들이 보기에 더 빛나는 직업과 명예를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마다하고 계속 나무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일에 몸담아온 저자, 참 멋졌다.

책의 반 정도는 저자가 걸어온 길에 대한 내용과 철학이 나오고 이후부터는 대표적인 나무들의 특징과 캐릭터, 각각의 나무들이 주는 철학 같은 내용들이 나온다. 책의 초반부에서, 내가 최근에 다녀온 청계산의 소나무 이야기가 나와서 참으로 반가웠다.

평탄치 않은 길을 쭈욱 걸어온 저자 곁에는 묵묵히 항상 응원해 주는 저자의 아내가 있었다. 아무 지식 없이 숲에 들어서기만 해도 그 아늑함과 평온함에 넑을 잃어버리는데, 나무들의 생태와 특징에 대한 이야기들을 곁들이니 너무 유익하였다.

항상 변함 없는 특징에 대해서 나무 같다고 많이들 비유하지만 사실상 가장 환경에 민감하고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는 나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나무가 다른 생명체에가 주는 것들이 많지만 사실 나무도 저 나름 살기 위하여 하는 것들이라는 것 등. 앞으로 숲에서 나무를 대할 때 더욱 더 경이롭고 소중한 눈으로 보게 될 것 같다. 저자의 태도와 철학이 너무 멋져서 어떤 분이실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기까지 했다. 기사 같은 것이 많지 않았지만 인타그램으로 저자의 사진을 한 장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정말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셨다.

자연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나무박사로 30년을 살아온 저자, 우종용 작가님을 알게 되어서 뜻깊은 이 책. 이 책에 앞서 출간한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 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나도 자연, 숲을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