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이 엄마의 졸혼 에세이

내 인생에서 남편은 빼겠습니다
아인잠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10월

당신이라는 존재가 사라진 순간 찾아온 나의 두 번째 인생

《내 인생에서 남편은 빼겠습니다》

제목이 웃기기도 하지만 진지하게 보면 또 비장한 느낌의 이 책 《내 인생에서 남편은 빼겠습니다》 책표지와 제목은 나를 완벽하게 유혹하여 이 책을 읽게 하였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남자친구가 우연히 이 책을 보고 《내 인생에서 남친은 빼겠습니다》 이 책 뭐냐며 잔인한 제목의 책이라며 웃었던 며칠 전이 생각난다.

이 책은 전직 방송작가이자 지금은 동화작가로 활동하지만 사실 세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경단녀로 오랫동안 살아온 여성엄마 작가가 남편을 벗어나 정서/경제/자아 독립을 이루기까지의 에세이이다.

나는 사실 아직 결혼도 안 했기에 모두 다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이다. 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그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였다. 이 에세이는 작가가 남편과의 첫만남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금방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원래 누군가의 연애소설을 읽는 것은 재미있지 않은가.

첫만남부터 결혼을 할 때까지는 완벽하고 멋진 남자친구였지만 결혼 후 맞지 않는 점을 많이 발견하고 외로웠다는 작가님. 남편을 탓하기에 앞서 항상 자신을 반성하고 책을 읽으며 해결하려고 했던 모습들이 참으로 멋졌다. 스스로가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의지를 다져오며 결국 정서적 경제적 그리고 자아의 독립에 성공한 작가님!

이 책은 작가님과 동일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큰 용기와 위안 그리고 방향 제시를 해 줄 멋진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아직 미혼인 사람들에게는 결혼 후에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나쁜 상황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 전에 알던 배우자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그리고 평화로운 결혼생활의 유지를 위해서 서로가 해야 할 노력은 참으로 대단하고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이 하게 되었다.

분명 무척 힘든 상황을 겪어낸 작가님이실텐데 이 책은 절대로 부정적인 책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 성장,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졸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풀이한다. 최선을 다해 둘이서 꾸려낸 결혼생활을 이제는 서로 존중하며 수고하셨다고 이야기하며 나만의 독립적 생활을 시작한다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고 어떤 상황에든 독립적인 자아, 경제력이 있는 내 자신을 유지하는 것이 항상 좋다는 것을 배운 멋진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내시는 작가님의 글솜씨도 너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