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수기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9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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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나 세계 문학을 많이 알지 못하지만 러시아 문학이라면 더더욱 생소하다. 겨우 떠오르는 톨스토이도 몇 장 읽어보지 못하고 덮었다. 톨스토이의 작품의 경우 기독교적 색체가 강해서 더 많이 읽어내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러시아 우주기지를 주제로 한 스페인문학책을 읽다가 러시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 때 우연히 만난 러시아 문학컬렉션 《사냥꾼의 수기》은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작이다.


책을 펼칠 때부터 적당히 큰 글씨와 러시아문학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읽기 쉬운 편안한 문체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이라는 시리즈물로 출판되었다. 나처럼 세계문학에 생소하고 문외한 독자들에게는 성인이라고 할 지라도 청소년 문고가 눈높이에 맞다!!


러시아의 현재와 과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사냥꾼의 수기》는 참으로 서성적이었다. 제목처럼 사냥꾼이 주인공인데 귀족이다. 작가가 1800년대 사람인데, 옛날 러시아도 계급제도가 엄청났던 국가였다. 나중에 책의 끝부분 해설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 국민의 70%는 넘게 농노였다고 한다. 농노 안에는 농사꾼 뿐만 아니라 어부, 사냥꾼 등 다양한 직업이 존재했다고.


이 책 속의 많은 단편들 속에도 귀족과 농노(피지계급)들이 등장하지만 숲에서 사냥을 하러 떠나는 이야기, 주요 이동 수단인 말에 대한 이야기, 계급을 해방하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옛날에 콜롬비아 문학(백년의 고독)을 우연히 접하면서 우리 정서와 참으로 다르게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냥꾼의 수기》도 그런 부분들이 가끔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참으로 순수하고 목가적이고 선량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때로는 무척 감정적인 인물들이 있었는데 권선징악처럼 끝에 안 좋은 결말들이 대부분이었다. 보드카가 자주 등장하고, 말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집시 이야기, 유대인이 등장하는 이국적인 장면들이 참 많았다.


많은 단편들 속에서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들이 참 많이 등장하여 인상 깊었다. 누구나 한 번 겪게되는 공평한 '죽음'에 대한 옛 러시아 사람들의 생각인걸까.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등장한다. 내가 기존에 접했던 톨스토이의 책보다 훨씬 읽기 편하고 허들이 낮은 책이어서 러시아 문학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연속에서 숲 속에서 사냥하고, 많은 새들 이름이 나오는 이 책 이국적이이면서도 순수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책,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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