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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괜찮겠지만 난 아니라고 - 말하자니 뭐하고 말자니 목 막히는 세상일과 적당히 싸우고 타협하는 법
강주원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도 좀 까칠한 듯한 심기가 드러나는 《넌 괜찮겠지만 넌 아니라고》를 읽었다.
크게 문제 제기할 것들은 아니지만 은근히 심기가 불편해지는 인간관계의 상황에 대해 저자가 겪고 생각한 것들을 소소하게 풀어난 에세이이다.
사실 내 성격은 저자와 좀 반대이다. 웬만한 것은 참아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잘 넘어가는 편이다. 이왕이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불평하거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말에는 귀를 잘 닫곤 했다. 하지만 무작정 이렇게 안 듣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닐 터, 나에게는 편하다 할 지라도.
나는 나만의 방식과 습관으로 살지만, 그런 조금은 예민할 수 있는 상황, 불편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러한 동기로 읽게 된 《넌 괜찮겠지만 넌 아니라고》.
불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참 많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좀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데, 상대방이 조금 더 이기적으로,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벌어진 상황에 상대방은 상대적으로 좀 더 불편한 사람이 된 것들이 많았다. 나는 불편러들의 이야기나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해 습관적으로 그 말을 듣지 않는 방법을 취해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왜 그러한지 이유를 듣고 공감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서 많이 생각해 본 것 같다.
그 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 있는 요즘 사회의 여러 가지 것들, 내로남불 이야기 등 내 기준과 남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들.
저자가 통쾌하게 내놓는 불편러 이야기들은 사실 일부는 나도 마음속에서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밀유지가 가능한 친한 친구와 그간 불편했던 이야기를 막 수다 떨듯 이야기하며 기분이 살짝 통쾌한 기분이 든 것 무언인지.
이 책은 여러 가지 사소한, 은근한 불편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할 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주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명백히 드러나는 실수나 불편함이 아닌 뭔가 '은근한' 불편함이기 때문에 표현하기도 쉽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보면서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더 조심해야 하는 사회에 내가 그러한 은근한 불편러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반대로 해 보게 된다.
독특한 소재의 에세이여서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게 잘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