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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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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 밖에 안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물론 적당히 쓸 수는 없죠.

 

하루키의 글은 성실성이 느껴진다. 독자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 자기 중심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독자로써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하루키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다.

이 책을 읽으며 하루키의 글이 좋은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우선 그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심성을 가졌다. 햄버거를 먹고자 1달러를 구걸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돈을 내주며 밀크쉐이크도 먹게 해줬으면 좋았을껄 후회한다.

그리고 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교통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운 로마에서 운전을 배운 것을 운이 나빴다고 한탄하지 않고 오히려 그같은 곳에서 운전을 배웠으니 어느 곳에 가서도 운전을 할 수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따뜻한 심성과 긍정적 마인드는 전염성을 가진다. 하루키의 그런 기운이 묻어나는 에세이를 읽다보면 나도 따뜻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하루키는 솔직하고 겸손하다. 유치한 감정이나 생각도 가감없이 드러내고 '우습죠? 저도 우습습니다.'하고 겸연쩍게 웃는 것 같다. 그리고 자족하는 미덕을 가졌다. 분노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말해버리는 그의 모습에서 작은 일에 애태우는 내 모습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긍정적이고 겸손하고 만족하면서 비교적 순하게 사는 듯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가치관이라든지 자신의 일에 대한 굳은 신념은 지키는 것 같다. 프로야구선수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플레이를 보면서 감탄하면서 프로로써의 소명에 대해 강조한다. 또한 소설에 대해 깊은 믿음을 자주 표현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가치를 부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루키의 음식과 음악에 대한 취향은 생활인으로써 그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한다. 독자와 작가 이상의 친밀감 같은 것.

 

어쨌든 소소해보이는 하루키의 글이 좋은 것은 그 따스한 감성, 굳건한 가치관, 그리고 솔직함 뭐 그런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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