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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승자 -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오동명 지음 / 생각비행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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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사진기자의 '김대중 회고록'이다. 저자인 오동명씨는 중앙일보를, 아니 삼성을 박차고(?)나온 사진 기자로 인터넷 신문기사를 보니 요즘은 주로 글을 쓰고 강연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단다. 그가 기자시절 찍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일상적 모습이 담긴 사진을 모아 책을 폈다. 

이 사진집은 내 어렸을 때의 장난기처럼 한 위인의 평범한 모습,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어수룩한 모습, 이와 함께 내게 감동을 준 남다른 사랑과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광장'이 되도록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그의 의도가 어찌 되었건, 사실 책 자체는 그다지 알차다는 느낌이 없었다. 책으로 엮기보다는 시사잡지에 특별 부록이나 연재기사정도로 나갈 정도의 무게라고 생각했다. 사진 양도 많아 보이지 않았고, 특별히 눈에 띄는 사진도 없었다. 중간 중간 삽입된 이야기도 김대중 대통령의 타 저서에서 인용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이 책만으로 얻을 수 있는 뭔가는 없었다. 다만 그냥 그 사진속 인물을 보면서 몇 가지 기억들과 느낌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는 가질 수 있었다.

고교때 학교 근처 선거 유세장에서 김대중 전대통령 - 그땐 대통령이 아니었다. 야당 총재로 지원유세하러 왔던 걸로 기억한다-의 연설을 들었다. 그 때 선거관련 연설이라는 게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알고 꽤 실망했었다. 그의 책 속에서 내가 읽었던 그 소박하고 진정이 담긴 이야기는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정치란 저런 건가 보구나. 서로 상대는 나쁘고 나는 잘났다고 떠드는 거구나 했었다. 시간이 지나 그가 얼마나 힘든 시절들을 겪어냈고, 얼마나 많은 억울함 속에 살아왔는가를 알고는 어느 정도 이해는 했지만 그래도.. 좀더 고고해주길 나름 기대했던 모양이다. 이 책의 저자도 나처럼 그가 좀 더 고고해주길 기대했던 것 같다. 그의 인내로 점철된 일상과 잠언 같은 말들에 감탄하고 존경을 보내면서도 '왜 좀더..'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하지만 그랬다면 그도 부엉이바위에 올라서고야 말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 속에 가득 차오른 단어는 '인내'였다. 많이 참으면서도 분노로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고 스스로를 바로세우려고 노력헀던 모습은 그의 다른 모든 것들을 감싸는 핵심이 아닐까 싶다. 끝없이 인내하고 사랑하는 것. 내 모습은 어떠한지.. 작은 일에도 금방 절망해서는 세상이 끝날 것처럼 한숨을 토해내고 남을 원망하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 그런 모습이 용납되는 날도 이젠 얼마 안남았다. 시간은 흐르고 책임 져야 할 일들이 더 늘어나고 좀 더 어른스럽게 참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음을 요즘은 정말이지 피부로 느낀다. 많은 인내가 요구되는 내 앞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서 그의 인내와 사랑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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