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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김성은 지음, 양양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4월
평점 :
제목과 표지부터 마음을 조용히 흔드는 그림책,
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은 김성은 시인이 어린 시절 겪었던 화재의 기억을 시로 풀어낸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그래서인지 한 장면, 한 문장마다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선 깊은 감정이 전해집니다.
우리는 흔히 소방관을 ‘멋진 영웅’이라고 말합니다.
뜨거운 불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 누군가를 구해내는 모습은 분명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아빠 왜 소방관이 됐어? 불이 무섭지 않아?”
“물론 무섭지. 하지만 나보다 더 위험에 빠진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는 거야.”
이 짧은 대화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용기’라는 말이 이렇게 현실적이고, 이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있었을까요.
무섭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내딛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라는 것을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조용히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 책의 또 하나 마음을 붙잡는 지점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현 씨는 먼 훗날의 거창한 꿈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이 순간 눈앞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누군가의 오늘을 지켜내는 아빠의 모습을 통해
대현 씨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자랍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아직 또렷한 직업의 이름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
위험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사람,
작은 용기를 낼 줄 아는 사람.
어쩌면 그것이 대현 씨가 그리고 있는 미래일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나를 먼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입니다.
그 말도 틀리지 않지만,
누군가를 위해 한 발 더 나아가는 마음 역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현 씨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직업’이라는 단어를 넘어
‘사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용기’와 ‘배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태도’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읽고 나면,
세상의 많은 직업들이 조금 더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