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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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

책장을 펼치자마자, 오래된 나무뿌리 향이 은은히 스며드는 듯했습니다. 『채근담』은 화려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지만, 삶의 본질을 향해 다정히 손 내미는 책입니다. 명나라 말기 홍자성이 쓴 이 고전은 유교·불교·도교의 지혜를 한데 모아,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참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를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채근’(나물 뿌리)을 씹는 마음처럼 소박하고 절제된 삶. 제목에 담긴 뜻처럼 이 책은 근검절약과 단순한 일상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풍요를 발견하라고 말합니다. 화려한 출세와 부귀보다 마음을 다스리고 의연히 살아가는 길을 권하며,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긴 호흡의 평온을 지키는 삶을 아름답다고 노래합니다.

앞부분은 인간관계와 도덕, 인격 수양에 대해 이야기하고, 뒷부분은 자연과의 합일, 그리고 인생과 우주를 바라보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짧은 경구와 우화 속에 담긴 문장들은 길지 않지만, 읽고 나면 오랫동안 마음을 울립니다. “도덕을 지키는 사람은 한때 적막하지만, 권세에 기대는 사람은 영원히 쓸쓸하다”라는 문장은 특히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채근담』은 여전히 따뜻한 등불이 됩니다. 치열한 경쟁과 불안한 사회 속에서 흔들릴 때, 이 책은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욕망을 내려놓고, 단순한 일상에서 삶의 진짜 맛을 찾아보라고. 마치 나무뿌리를 곱씹듯, 씁쓸하지만 결국 은근한 단맛이 스며드는 그 순간, 우리는 삶의 참된 의미에 한 발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채근담』은 단순히 고전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다시금 곱씹어야 할 마음의 경전입니다. 오래 두고 천천히 음미할수록 그 향은 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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