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전'을 보면 성미가 고약한 옹고집이 병든 어머니를 보살피지 않고 동냥 온 스님을 구박하였다가 스님이 만든 가짜 옹고집 때문에 고을에서 쫓겨난 후, 옹고집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자 스님은 옹고집을 용서하고 부적을 주어 집으로 돌려보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이 책 '수일이와 수일이'에는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학원 다니랴 공부하랴 바쁜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만들어 공부를 시키고 자신은 하루종일 놀러다니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자신의 손발톱을 쥐에게 먹이고 그 쥐가 가짜 수일이가 되어 진짜 수일이 대신 학원에 다닌다.그런데 가짜 수일이는 점점 진짜 수일이 노릇을 하며 진짜 수일이를 내쫓게 되는데...저자는 책에서 집고양이에서 도둑고양이였다가 다시 들고양이가 되어 자립하게 된 방울이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하고 있다."남을 함부로 길들이려고 하면 안 돼. 무턱대고 남한테 길이 들어도 안 되지.""수일이라고 했지? 내가 볼 땐 네 엄마가 가장 먼저 너를 길들였어. 네 엄마가 너를 길들이고 너는 쥐를 길들이고. 맞지? 그런데 이제는 그 쥐가 거꾸로 너를 길들이려 하고, 덕실이를 길들이려 하고, 네 엄마랑 아버지까지 길들이려 한단 말이지?"방울이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고 쉽게 남에게 길들여지고 남을 내 맘대로 길들이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길들인다는 것의 의미를 '어린 왕자'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그리고 요즘 아이들이 오죽하면 가짜 수일이를 만들어서라도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학원으로부터, 공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4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안타까웠다.나 역시 아이를 여러 학원에 돌리고 있는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아이의 현재와 미래의 행복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나와 아이의 진짜 모습을 지키며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것 외에 다른 욕망이 더해져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늘 깨어있어야겠다.